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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6·2지방선거 압승의 여세를 몰아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실력 저지에 나섰다. 단체장의 권한을 동원, 준설토 적치장 허가를 내주지 않고 환경영향평가를 재실시하며 또 정부와 지자체가 비용을 공동 부담하는 ‘수변경관개발사업’ ‘생태하천사업’에 지자체 예산 제공도 거부키로 했다. 중앙당과 단체장의 공동 대오를 위해 ‘지방정부 공동 정책 및 예산협의회’까지 구성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이렇게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지방선거에서 4대강 사업 반대 민심이 확인됐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사실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영산강 치수 사업에 적극 찬성하고 있는 박준영 전남지사가 당선된 것을 보면 민주당의 판단이 반드시 맞다고 하기는 어렵다. 박 지사는 찬성 이유를 명쾌하게 제시했다. 영산강은 지역 현안 사업인데 정치논리에 따라서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적지 않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의 실력 저지가 옳다고 할 수는 없다. 지방선거 승리로 마치 지방 독립정부를 세우게 된 것인 양 중앙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국가 운영 질서를 해치는 것이다. 지방자치라고 하지만 여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4대강 사업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수정을 요구하는 것은 단체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그것이 지방정부의 권한을 넘어서서는 안 된다. 국가 하천, 국토종합개발 같은 국책 사업은 중앙정부의 업무다.
4대강 사업은 이미 화살을 떠났다. 이제 와서 백지화한다면 엄청난 국가적 낭비가 초래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고 정치적 이해타산이 아니라 국가적 이익을 먼저 생각할 때 4대강 사업 문제의 합리적인 해결 방안이 도출될 수 있다. 그것이 정치논리로 국책 사업을 희생시키지 않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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