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이 깃든 평광동 광복소나무(光復松) | ||||||||||
마당에 들어서면 첨백당과 함께 조화를 이루어 절의를 상징하듯 온갖 풍상을 겪으며 푸르름을 더해가는 예쁜 소나무 한 그루가 한 폭의 동양화처럼 첫눈에 들어온다. 이름하여 '광복소나무'(光復松)이다. 빛바랜 표지석의 ‘단기 4278, 8`15 해방기념’ 글귀가 65년의 역사를 대변해주고 있다. 1945년 8월 15일 단양우씨 집안의 우하정 선생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이 광복의 기쁨을 무엇으로 기념할까 고민하다 나무를 심기로 의견을 모으고 청년 다섯 명이 인근에 있는 백발산(白髮山)에 올라가 소나무 세 그루를 옮겨와 심었고 그 중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이 광복송이라고 한다. 표지석 역시 인근 논에 설치해 놓은 갯돌을 가져와 문중원이 직접 글씨를 새겼다고 한다. 바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진정한 애국심의 발로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광복송이 나이 65살의 어른이 되기까지 늘 곁에서 애지중지 정성을 다해 보살피는 우채정(禹蔡楨`83) 할아버지는 당시 소나무를 심었던 사람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해 계시는 분이다. 높이 6m, 둘레 0.8m의 광복송에는 희귀하게도 연리지처럼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하트 모양을 나타내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효(孝)와 애국(愛國)의 또 다른 상징과 의미를 자아내고 있다. 필자가 광복송에 관심을 가진 것은 2004년 관할 도평동 동장으로 근무하면서부터였다. 2005년 동사무소에서 광복 60주년의 뜻 깊은 행사를 궁리하다 광복송에 회갑연을 열어 주기로 했다. 8월 15일 할아버지는 물론 동사무소 직원과 새마을지도자협의회 및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이 함께 모여 잡초 제거와 주변 환경을 정비한 후 광복송에 '불로 막걸리' 한 말을 대접하고 늙지 말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 자라도록 회갑연을 열어 주었다. 이듬해부터는 우씨 문중에서 매년 광복송에게 막걸리를 대접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3월에는 53년 만에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폭설이 내려 혹시 광복송이 다치지 않았는지 걱정이 되어 할아버지와 함께 찾아가기도 했다. 올해는 광복 65주년이 되는 매우 뜻깊은 해이다. 그러나 일본이 우리 땅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를 부리다 못해 올 3월에는 초등학교 5학년의 모든 사회 교과서에 독도를 자국 영해로 표시한 지도를 삽입하였다고 한다. 일본의 독도에 대한 역사왜곡이 더해가는 이때, 우리는 해가 거듭될수록 3`1절과 광복절의 참된 의미가 점점 퇴색되어지고, 이날이 무엇인지조차 잘 모르는 학생들도 있다고 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오늘날 광복송은 단양우씨 문중의 광복기념 식수는 물론 대구시민,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일제 36년간 압박의 서러움을 달래고 해방의 기쁨을 기리기 위한 애국심이 깃든 나무이다. 또한 65년 동안 첨백당을 지키며 여기를 거쳐 가고 이곳에 살았던 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서린 삶을 묵묵히 지켜보았을 것으로 우리 지역의 매우 자랑스럽고 소중한 나무임이 틀림없다. 광복송은 현재 대구시 ‘보호수’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필자가 다른 지역에도 이와 같은 광복 기념물이 있는지 지난 5월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광복송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광복 기념물로 확인되어 정말 의미 있고 소중한 가치가 있는 나무임에 틀림없었다. 자라나는 나라의 기둥인 학생들에게 조국 광복을 위해 몸 바친 선현들의 애국심을 본받게 하고 우리 대구만의 자랑스러운 광복기념물을 소중한 문화자산으로 길이길이 보존하기 위해 광복 65주년을 맞아 ‘기념물’로 격상`지정하였으면 한다. 그리고 다가오는 광복절에는 자녀들과 함께 이곳을 찾아 광복의 참된 의미와 기쁨을 되새겨 보고 충효 정신을 살펴보는 것도 대구 사랑과 애국의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최주원(대구시 농산유통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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