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이야기

' 옛 교남 YMCA건물 어쩌나

이정웅 2010. 11. 3. 20:44

'신축도 못하고, 보호도 못받고…' 옛 교남 YMCA건물 어쩌나
市 "문화재 아니라 매입못해"
 
 
 
철거 위기에 놓인 옛 교남 YMCA 건물과 이해영 정형외과 건물. 개인의 재산권 행사로 역사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건물들이 철거 위기에 놓여 있지만 대구시는 재산권 보호와 건축물 보존 사이에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igsung@msnet.co.kr
대구시와 중구청이 대구 중구 구도심 일대에 역사·문화 관광벨트 조성을 위한 도심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보존 가치가 있는 옛 건물이 개인의 재산권 행사로 헐릴 위기에 처하는 등 도심 재생사업과 개인의 재산권이 충돌하고 있다.

대구시 중구 계산동 약전골목 내 옛 교남 YMCA 건물은 1914년 설립된 것으로 근대 문화사적 가치가 있으나, 근래 이 건물을 매입한 손모 씨가 이곳 대지 781.3㎡와 건물 693.58㎡(대구시 계산동 2가 43번지 외 6필지)에 대해 도시형 생활주택(원룸형 주택) 건축 허가 신청서를 지난 8월 중구청에 제출했다. 중구청은 이에 대해 문화자원 보존을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현재 대구시 중구의 구도심 지역인 향촌동, 북성로, 종로, 성내동, 계산동 일대에는 이상화 고택, 진골목, 경상감영, 소설 ‘마당 깊은 집’의 배경이 됐던 한옥촌을 비롯해 역사·문화·예술적 가치를 지닌 건물이 230여 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개인의 재산권과 도심 보존가치의 잦은 충돌이 우려되지만 대구시는 현재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이 자리에 옛 건축물을 철거하고 도시형 생활주택을 건축하더라도 현행 관련법령에는 저촉되지 않는다. 이에 중구청은 인근 지역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건축물을 4층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공람공고(9월 1~15일)했으며 고시를 검토 중이다. 그러나 고시를 통해 건축물 높이를 제한하더라도 기존의 가치 있는 건축물을 보존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해당지역에 대한 설계를 총괄하고 있는 ㈜에파 건축사사무소 측 관계자는 “이 건물의 역사적 가치를 뒤늦게 안 건축주는 해당 건축물을 매입했던 금액에 대구시에 되팔 용의가 있다며 이미 매도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히면서 “대구시와 중구청은 매입을 추진하지도 않고, 허가를 내주지도 않아 금융비용 등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이 건축물은 문화재보호법상 지정 문화재가 아니므로 매입 근거가 없으며 향후 국비 확보를 위한 종합발전계획 연구를 수행 중이다"고 말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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