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열대야를 저감시키는 손쉬운 방법 하나

이정웅 2006. 8. 3. 21:51
 

서구노인회관

두류공원 공중화장실

콘크리트옹벽에 올린 담쟁이

담쟁이로 피복한 건물의 벽면

두류공원 화장실


지루한 장마가 일상을 지겹게 하더니 이제는 폭염이 또한 우리들을 지치게 한다. 특히 내일을 위해 푹 자야할 밤이 되어도 섭씨 25도 이하로 기온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가 지속되니 잠 못 들게 하는 것은 물론 체력과 근로의욕을 떨어트려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손해를 끼친다.

열대야는 지열(地熱)과 건물의 복사열(輻射熱)이 주범(主犯)인 만큼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녹지를 늘리고 나무를 많이 심어야 한다. 그러나 토지 이용을 극대화하려는 지주(地主)와 도시의 경쟁력 확보 등이 맞물려 있는 정부 당국에 의해 도시의 고층화 과밀화는 오히려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여건 속에서 가장 손쉬운 열대야 저감 방법은 건물의 벽면(壁面)을 담쟁이덩굴로 피복시켜 복사열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담쟁이덩굴은 조그마한 공간만 있어도 심을 수 있고, 심는데 크게 비용이 들지 않으며, 부수적으로 건물의 수명(壽命)을 연장시키고, 도시 미관(美觀)을 증진 시키며, 또한 도색(塗色)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고, 새들을 불러들여 도심에서 새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군용(軍用) 등 특수한 건물은 적으로부터 은폐(隱蔽)시킬 수도 있다.

미국 동부의 하버드 등 명문대학군을 일러   ‘아이비리그’라고 한다.이는 곧 ‘담쟁이가 있는 학교의 연합’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학교에도 이들 명문대학 처럼 담쟁이를 많이 심어 학교를 푸르게 했으면 한다. 오 헨리의 단편 소설 ‘마지막 잎 새’ 담쟁이가 꺼져 가는 소녀의 생명을 구했듯이 담쟁이덩굴은 21세기 지구환경 개선에 크게 기여할 나무가 아닌가 한다. 시중에는 폿트(Pot)로 재배한 것이 많이 시판되고 있어 꼭 봄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심을 수 있다.

다만 벽 가까이 붙여 심어야 자람이 빠르고, 심은 후 뿌리가 마르지 않도록 물을 자주 주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