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이인 화가 이정웅
문화와 사람]화가 이정웅씨 "붓그림 허물고 추상세계로 변화 모색" | ||||||||||||||||
-모든 화랑이 전시하고 싶어하는 인기작가가 됐다. 이런 성공의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지난해 미술시장이 좋았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붓 그림을 미국인들이 굉장히 좋아한다. 극 사실에다 동양적인 색깔이 묻어난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 것 같다. 개인적인 노력이 있었다면 중학교 1학년 미술반에 들어간 이후 지금까지 하루도 붓을 놓아본 적이 없다. 바보스러울 만큼 한길만 걸어왔다. 밥보다 라면을 더 많이 먹었던 세월이었다. 지금도 새벽 4시까지 작업을 한다. 작은 네모의자에 앉아 하루 14시간 그림을 그린다. 가끔은 작업하는 시간만큼 술을 마시기도 하지만-." -초기에는 꽃이나 과일 등 정물화를 그렸다. 지금은 그림이 많이 달라졌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가. "작가라면 일생 동안 여러번의 변화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가생활 전체를 통틀어 4번 정도의 변화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그림관이다. 꽃이나 화분 과일 등을 그린 초기의 정물화에서 붓작업으로 돌아선 것은 첫번째 변화다. 이제는 두번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두번째 변화는 지금의 그림을 허물고 비구상 즉 추상의 세계로 빠져볼까 한다. 그 결과는 3, 4년 뒤에 나타날 것이다. 붓작업은 정물화를 그릴 때도 가끔 해왔었다. 다만 요즈음에는 붓만 그리고 있을 따름이다. 정물과 다름없는 작업이다. '붓'작업은 하면 할수록 흥미롭다." -한창 붓 작업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데 추상화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혹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가. "나는 가난한 사람이다. 밥보다 라면을 더 많이 먹고 살아왔다. 더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이다. 이런 자유로운 생각이 나를 끊임없이 변화 속으로 몰고간다. 그리고 그것이 작품을 대하는 나의 태도다. 일상생활에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움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것 저것 따지고 재는 성격이 아니다. 나는 고집이 세다. 자유로운 영혼과 작품에 대한 열정이 나를 또 다른 작품세계로 이끌 것이다." -붓 그림조차 매년 전시회마다 달라지고 있다. 환경의 변화나 경제적인 여유가 어떤 영향을 미친 것인가. "변화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 작가다. 원래 나는 소심한 성격이다. 그래서 2005년 이전의 붓그림은 조심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그 이후 붓만을 그리면서 점차 붓에 힘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 안에 내재된 열정이 분출된 것 같다. 어떤 것에도 속박받지 않는 자유로운 생활태도가 그림에 힘을 불어넣지 않았나 생각한다. 최근에는 하얗던 여백에 직접 붓놀림을 하고 있다. 그림 속에 단정하게 놓여있던 붓과 함께 붓놀림이 직접 작품 속의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붓놀림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경제적인 여유가 나를 더 행복하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상은 아니다." -지금 자신의 작품값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가. "두배 이상 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한 작품당 1억원은 넘어야 한다. 그만한 노력을 했으며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그는 조금도 주저함 없이 이야기했다)
-제2의 이정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한눈팔지 말라는 것이다. '오로지 그림에만 매달릴 것'을 주문하고 싶다. 작품만 생각해야 한다. 그림과 관련된 다른 일자리를 찾는 것은 당장에는 득이 될 것 같아 보이지만 긴 안목으로 보면 마이너스다. 무조건 작품에만 매달리고 또 매달려야 한다. 그림에 올인하는 것만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믿는다."(그의 친구 화가 안창표씨는 그를 두고 장인정신이 투철하다고 했다. 그림 때문에 존재하고 그림을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보인다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까지 중국이나 국내서 전시회를 가졌다. 올해 말에는 미국 뉴욕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이어서 내년에는 일본화랑에서 전시회가 계획돼 있다. 내년에는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시를 많이 할 것 같다." 김순재기자 sjkim@msnet.co.kr Copyrights ⓒ 1995-, 매일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
- 2008년 10월 20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