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이야기

낙동강 강변 숲 복원에 나서자

이정웅 2010. 3. 31. 20:15

낙동강 강변 숲 복원에 나서자
 
 
 
영남 문명의 발상지였으며 젖줄인 낙동강 관리를 위하여 집수지역(集水地域) 황폐 산지 복구를 비롯하여 댐 건설, 제방 축조, 오`폐수 정화시설 등 환경기초 시설물을 설치하여 왔으며 최근에는 보 설치, 하천생태계 복원사업까지 추진되고 있으니 참으로 기대가 크다.

그러나 지난 반세기 동안의 낙동강 관리정책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강물의 원천인 집수지역 숲 중에서도 나무가 가장 잘 자라는 핵심 숲이었던 강변 숲 관리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여 왔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소홀히 하고 있을까? 황량한 강변 숲의 실태 외에도 댐 건설, 제방 축조, 준설작업 등 하천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국토해양부, 대기`수질오염 방지를 책임지고 있는 환경부, 집수지역 숲의 주체인 산지 숲, 도시 숲, 마을 숲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산림청과 지방 정부의 통계자료 어디에도 강변 숲의 현황과 조성 및 관리에 대한 내용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강변 숲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인 많은 나그네 밥 굶는다는 속담처럼 낙동강 관리 주인이 다양하여 서로 책임을 미루어온 탓일까? 환경기초 시설물 건설과는 달리 사업 효과가 당장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수십 년간 관리를 한 후 나타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강변 숲이 강 보호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하고 있는 탓일까? 아니면 이들 원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일까? 그 이유가 어디에 있든 강변 숲은 지난 반세기 동안 행정 관리의 사각지대였으며 미아 신세였던 탓으로 울창하였던 강변 숲은 황폐화되었으며 오늘날에는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한 점으로 남게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낙동강을 제대로 가꾸어 가기 위해서는 환경기초시설 관리, 집수지역 숲의 주체인 산지 숲 관리와 더불어 강기슭, 둔치, 강변 농경지의 가장자리 등에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게 할 수 있는 강변 숲 조성과 관리를 연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이야말로 강 관리의 기본 중의 기본이며 강을 살릴 수 있는 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는 강변은 토양이 비옥한 탓으로 예부터 집수지역 숲 중 나무가 가장 잘 자라는 핵심 숲으로서 산지 숲과 더불어 인간 생활에 필수적인 임산물 생산농장으로서의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빗물을 저장하는 자연 댐의 기능, 토사 유출을 막아 강과 항만의 하상을 보호하는 천연 준설시설의 기능, 대기오염`수질오염을 걸러주는 자연공기청정시설의 기능과 자연수질정화시설의 기능, 강변 농작물을 보호하는 방풍림의 기능, 탄소저장고의 기능 외에 강 생태계 구성 요소의 기반으로서의 기능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낙동강 강변 숲을 복원시킬 수 있을 것인가? 마을 어귀, 농경지 주변, 하천 변에 마을 숲, 방풍 숲, 수해방비 숲을 조성하여 관리하였던 선인들의 지혜를 교훈으로 삼아 중앙 정부, 지방 정부, 유역 주민, NGO, 집수지역 숲을 관리하고 있는 산림청이 함께 중지를 모아 나서는 것이다. 민관이 협력하여 현재 추진하고 있는 낙동강 관리 사업에 버금가는 가칭 ‘제2의 낙동강 강변 숲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해야 할 것이다.

낙동강 가꾸기 관계자들은 강변 숲 조성과 관리를 환경기초 시설물 설치 및 산지 숲 관리와 연계시켜 추진하는 것이 낙동강을 생력적, 생태적으로 건전하게 살릴 수 있는 첩경일 뿐만 아니라 거대한 탄소저장고를 창조함으로써 탄소배출권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홍성천 영남산지보전협회장(경북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