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이야기 436

잊혀진 화가 김용조

김용조(金龍祚, 1916~1944)는 1930년대 대구는 물론 한국화단을 대표하는 천재 화가 이인성에 버금가는 화가였다. 이력도 비슷해 서동진이 경영하던 대구미술사 입사부터 선전, 일본 유학, 제전(帝展) 출품과 입, 특선에 이르기까지 그의 화가로서 수업은 4살 많은 이인성의 응원과 협조가 컸다고 한다. 또한 두 사람은 식민지 시대 유일한 화가 등용문인 조선미술전람회와 제전에 앞다투어 응모해 좋은 성적을 거둔 공통점도 있다. 좌로부터 김용조, 윤복진, 이인성 김용조는 1932년 선전(鮮展) 제11회부터, 13, 14, 15, 17, 18, 22, 23회 즉 8번 입선했으며 특히 14회와 23회 으로 특선을 차지했다.  1977년 대구시가 펴낸 달구벌『達句伐)』에는 대구가 낳은 인물 13명을 소개했다. 그..

대구이야기 2025.03.23

중곡(中谷) 문태갑(文胎甲) 선생과 인흥마을 홍매화(紅梅花)

중곡(中谷) 문태갑(文胎甲) 선생과 인흥마을 홍매화(紅梅花)   녹지공무원으로 시가지에 나무를 심고, 공원과 수목원을 조성하면서 개인적인 소망 하나는 조경식물을 통해 24절기 중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과 비슷한 시기에 꽃이 피는 나무를 심고 싶었다. 절기는 입춘(立春)이지만 주변은 겨울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데 방송사나 신문은 양지쪽 계곡물이 흐르는 장면이나 버들강아지의 움튼 가지, 눈 속에 핀 복수초 등을 영상으로 내보내며 봄이 왔음(?)을 알리기 때문이다. 어느 이른 봄, 전남 구례군에 있는 대한종묘원(원장 장형태)을 방문했다. 그때 농장을 둘러보다가 진한 향기기가 코를 자극해 살펴보니 붉게 핀 홍매 한 그루가 흰 눈으로 덮인 지리산 정상과 묘한 대조를 이루어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렇다!. 시민들에게 봄..

대구이야기 2025.02.08

용연사 부처님 사리(舍利) 봉안 내력

용연사 부처님 사리(舍利) 봉안 내력  고찰 용연사는 912년(신덕왕 1) 고려 태조가 삼한을 통일하는 데 공을 세웠고 이후 운문사를 반석에 올려놓은 보양국사(寶壤國師)에 의해 창건된 유서 깊은 도량이다. 특히, 대구 근교로 접근하기 쉽고 주변의 숲이 잘 보전되었다. 따라서 봄의 신록이나 여름의 무성한 숲, 가을의 울긋불긋한 단풍 등 언제 찾아도 아름답다.  또한, 동화사의 많은 말사(末寺) 중의 한 절이기는 하나 여느 말사보다 특이한 점은 전래가 확실한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모신 금강계단(金剛戒壇, 보물)이 있다. 대중을 생로병사로부터 구제하기 위해 어느 전국의 어느 절인들 부처님을 모시지 않는 절이 없지만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모신 절은 손에 꼽을 정도로 귀하고, 그만큼 사격(寺格)이 높다 ..

대구이야기 2025.01.05

팔공산의 깃대종

산을 비교하는 데 있어 어떤 사람은 경관이 우수한 산을, 어떤 사람은 면적이 넓은 산을 제일로 평가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의견을 달리한다. 그 산이 가지고 있는 역사와 문화, 지역사회나 나라에 끼친 영향, 인간에게 주는 교훈 등 다방면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팔공산이 전국 제일의 명산이라는 생각을 유지하고 있다. 비록 다 이루지는 못했지만, 한때 골짝 골짝마다 발자국을 남기려고 했었다. 고란초(皐蘭草), 공산성 유지(遺址), 제천단(祭天壇) 터를 발견한 행운은 그 결과의 산물이다. 1987년 대구시 팔공산자연공원관리사무소가 발족할 때 보호계장을 자원하여 근무한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현재 나이가 팔순이라 걷기는커녕 등산이 힘들고 또한 세월이 흐르다 보니 팔공산을 사랑하는..

대구이야기 2024.04.07

화원 유원지의 숨겨진 보석 소바위

수질오염 등을 우려하며 환경단체가 반대했음에도 달성군이 낙동강 사문진에 유람선 달성호를 띄웠다. 상화대와 주변 풍광을 강바람을 맞으며 선상(船上)에서 조망할 수 있어 이 외로 많은 시민의 사랑받고 있다. 또한, 운영에도 묘를 살려 문화관(디아크)이 있는 북쪽에는 선착장을 만들어 잠시 내려서 일대를 구경하다가 다음 배에 승선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사문진교 남쪽으로 내려와서는 강 복판에서 그냥 배를 돌려 출발지로 되돌아오도록 하고 있다. 특히, 회선(回船) 부근의 강변에는 오누이의 애환과 중국의 고사 화우지계(火牛之計)의 이야기가 숨어 있는 소바위 (혹자는 소沼바위 또는 연암淵巖이라하고 하고, 혹자는 소 牛바위라고 하나 강물이 소용돌이 처서 흐르는 현장을 보면 소 沼 바위가 오히려 더 정확한 표현이다)..

대구이야기 2024.02.10

팔거천과 참게

팔거천과 참게 칠곡군과 달리 대구시 북구 칠곡3지구로 더 잘 알려진 동천동을 비롯한 일대의 몇 개 동은 신라 시대에는 팔거리(八居里), 신라가 삼국을 통일 한 이후에는 팔리현(八里縣)이었으나 1018년 (현종 9)부터 1640년(인조 18) 칠곡도호부가 설치될 때까지 622년간은 성주목 팔거현(八莒縣) 이었다. 그 오래전부터 불려 온 팔거(八莒)라는 이름이 현재 남아 있는 곳은 아쉽게도 팔거천(연장, 8.14 km)과 국가 문화재인 팔거산성(사적) 뿐이다. 2023년 저물어 가는 12월 14일 참게를 방사했다. 칠곡향교 김정립 전교, 팔거역사문화연구회 양철수 회장, 유가형 시인, 나와 더불어 4명이 각기 10마리, 모두 41마리를 김형일 전, 대구시 서기관의 차량에 싣고 와서 놓아주었다. 한 마리는 주인..

대구이야기 2024.01.08

대구에 청룡이 살았다.

청룡의 전설을 간직한 달서구 청룡산 2024년은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이다. 예로부터 청룡은 비와 물을 다스리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 다산과 농경의 중요한 상징으로 행운과 성공, 번영을 촉진하는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영험한 청룡이 대구에 살았다. 달비골 입구에서 걷다가 임휴사 입구를 지나 한 참 더 걷다 보면 평안동산 못가서 왼쪽에 앞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 있고 더 올라가면 원기사가 나오고 절 안에 황룡굴이 있다. 높이 4m 정도 길이 12m 정도로 안으로 들어갈수록 좁다. 천정에서 떨어지고 벽면에서 새어 나오는 물이 고여 있는 물맛이 좋아 한때 한국의 100대 명수 중 한 곳으로 꼽히기도 했다. 전설의 내용은 이렇다. 청룡이 살았다는 청룡굴 “신라 때 이 굴에 한 스님이 수..

대구이야기 2023.12.30

고모령에 대한 오해와 진실

0, 문제의 제기 1990년 7월 22일 조선일보는 “이 산하의 이 노래 (기자, 권혁종)” 라는 연재 기사 4번째로 “비 내리는 고모령”을 소개했다. 1946년 어느 날 노랫말을 지은 유호(兪湖, 1921~2019 예명 호동아)와 작곡가 박시춘(朴是春), 가수 현인(玄仁)이 밤을 새워 레코드 취입 작업을 했다. 한판 작업이 끝났다 싶을 즈음 한 곡이 모자랐다. 다급해진 유호는 마침 방에 있던 지도책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그의 눈에 들어오는 곳이 고모(顧母)였다. 이름을 보는 순간 이별이라는 이미지가 생각났다. 그래서 단숨에 써 내려간 기사에 박시춘이 곡을 붙인 것이 “비 내리는 고모령”이다 현인 특유의 구수한 저음으로 발표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 뒤 3.8선이 가로막힌 데다, 6. 25까지..

대구이야기 2023.09.16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유감

농수산물 도매시장 이전 유감 지금은 다 철거되었지만, 며칠 전까지만 해도 대구 칠곡지역(혹은 강북지역이라고도 한다) 시민단체는 물론 소위 관변단체에 이르기까지 도매시장 이전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동네 곳곳에 붙어있었다. 그러나 속내마저 거두어들인 것 같지는 않다. 이런 현장을 보면서 40여 년 전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매천동으로 선정했던 실무자로서 마음이 착잡했다. 왜냐하면, 최근 지역 정가(政街)와 대구 시정의 큰 이슈가 된 도매시장의 이전 문제가 일어날 줄을 상상을 못 했을 만큼 부지선정이 시장을 비롯한 국, 과장의 영향 없이 담당자 선에서 결정되었고, 비록 서울 가락동시장에 이어 전국에서 2번째로 건설되었으나 거래금액이 한강 이남에서 가장 큰 도매시장으로 성장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1984년 이상..

대구이야기 2023.05.04

재일교포가 기증한 두류공원 벚꽃

대구 뿐만 아니라. 전국이 벚꽃 천지다. 일본을 상징해서 심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제주가 원산지이기 때문에 괜찮다 등 논란이 있지만 이맘때쯤은 전국이 벚꽃으로 물든다. 나의 살든 고향도 복숭아, 살구꽃보다 벚꽃이 많다. 애석한 일이다. 특히, 대구는 임란 최초의 의병장을 기리는 망우당공원 가는 길,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국가유공자의 위패를 모신 충혼탑 가는 길의 가로수가 공교롭게도 벚꽃이다. 그러나 벚꽃이 가장 화려한 곳은 두류공원이다. 상춘시민으로 크게 붐빈다. 이곳의 벚꽃은 1976년 당시 정채진 시장이 재일 거류민단 대판 경북도민회 회장 두병선외 28명이 기증한 1천그루를 받아 심은 것이다.

대구이야기 2023.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