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이야기

화원 유원지의 숨겨진 보석 소바위

이정웅 2024. 2. 10. 13:23

서쪽에서 본 소바위

수질오염 등을 우려하며 환경단체가 반대했음에도 달성군이 낙동강 사문진에 유람선 달성호를 띄웠다. 상화대와 주변 풍광을 강바람을 맞으며 선상(船上)에서 조망할 수 있어 이 외로 많은 시민의 사랑받고 있다. 또한, 운영에도 묘를 살려 문화관(디아크)이 있는 북쪽에는 선착장을 만들어 잠시 내려서 일대를 구경하다가 다음 배에 승선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사문진교 남쪽으로 내려와서는 강 복판에서 그냥 배를 돌려 출발지로 되돌아오도록 하고 있다. 특히, 회선(回船) 부근의 강변에는 오누이의 애환과 중국의 고사 화우지계(火牛之計)의 이야기가 숨어 있는 소바위 (혹자는 소바위 또는 연암淵巖이라하고 하고, 혹자는 소 바위라고 하나 강물이 소용돌이 처서 흐르는 현장을 보면 소 바위가 오히려 더 정확한 표현이다)가 있음에도 유람선과 연계 활용하지 아니하고 있어 못내 아쉽다.

 

남쪽에서 본 소바위

()바위 전설

 

달성마을지에 의하면 옛날 옥포면 간경리에 한 부부와 여동생이 살고 있었다. 어느 해 큰 홍수로 논이 물에 잠기자 세 사람은 물을 빼내기 위해 들판으로 나갔다. 그런데 그때 낙동강 물이 갑자기 불어나 제방이 터지면서 세 사람이 모두 물살에 휩쓸리게 되었다. 한 참 떠내려가다가 오라버니가 절벽 위에 있는 뾰족하게 튀어나온 바위 끝을 잡게 되었다.

뒤를 돌아보니 아내와 여동생이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한 손은 바위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을 한꺼번에 잡을 수 없었다. 따라서 아내를 먼저 구하고 이어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손을 뻗었으나 이미 멀리 떠내려가 익사하고 말았다. 이 말을 전해 들은 마을 처녀들이 함께 놀던 그녀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지어 부른 노래가 있으니 다음과 같다.

 

능청 휘청 저 비럭(벼랑) 끝에 /무정하다. 우리 오라비(오빠)

나도 죽어 후생(後生, 저승) 가서 / 낭군님부터 섬길라네. (섬기려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모내기를 할 때 불렀다고 한다. 혈육인 누이를 먼저 살리지 않고 부인을 먼저 구한 오라비에 대한 원망이 담겨 있는 농요(農謠).

 

2012년에 심은 것으로 보이는 벚나무숲

 

()바위 전설

 

한편 금성지(錦城誌, 화원 일대의 옛 이름 금성에 대한 인문지리서)에 의하면 연암(淵巖) 한편으로는 우암(牛巖)이라고 한다. 옥포 간경 아래 있다. 강가에 임한 석벽의 반이 푸른 물속에 들어간 채 상화대와 서로 바라보고 있다.” 고 하며 작자 미상의 시를 소개하고 있다.

 

너는 어찌해 우암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나. 爾何得牛名

()나라 성에서 제일가는 공이 있지 齊城第一功

지금까지 아직도 꼬리가 뜨거워서 至今猶尾熱

물러나 푸른 물결 속에 누워 있구나. 退臥碧波中

 

시는 소바위를 물속에 누워있는 소 에 빗대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의 화우지계(火牛之計)를 노래했다. 번역자 최오현의 주석에 따르면 제나라 장군 전단(田單)이 소 1천여 마리에 용의 무늬가 그려진 붉은 비단을 입히고 그 뿔에 칼날을 부착하고 꼬리에 기름을 먹인 갈대를 메 달았다. 그리고는 꼬리에 불을 붙여 5천 명의 군사들을 따르도록 하여 연()나라 진영을 향해 내달리게 하여 크게 승리했다.

이어 빼앗긴 70여 성을 되찾았다.” 내용이다. 작가는 소, 바위가 전단이 꼬리에 불을 붙인 소가 아직도 꺼지지 않은 불을 식히려 물속에 누워있다고 생각했다. 과장이 지나친(?) 것 같으나 동방의 한 이름 모를 시인이 기원전 제나라 장수 전단의 불소(火牛) 이야기를 소환했다는 점은 높은 학문을 가진 분이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움을 금하지 못하게 한다.

소바위에는 이런 옛이야기가 숨어 있을 뿐 아니라. 윗부분은 여유 공간도 많다. 20124대강 정비 사업할 때 심은 것으로 보이는 벚나무가 잘 자라 벚꽃이 만발할 때는 경관도 아름답다.

맨 꼭대기에 정자를 세우고, 일대에 의자. 산책로 등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곁들여 독일 라인강의 명소 로렐라이 언덕과 같이 부부와 오누이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설치해 놓고 선착장을 만들어 유람선 이용자들이 내려서 구경하게 하면 유람선 관광 효과가 배가 될 것이다. 또한, 인근 옥포들에 100만 평 규모의 제2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라 하니 개발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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