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나무는 심는 사람만이 관리에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아름답고 쾌적한 환경 속에 살기 위해서는 시민 모두가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모두 내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삭막한 도시 대구를 아름답게 하기 위해 푸른 대구운동을 추진면서, 큰 나무를 심는다. 상록수를 심는다. 유실수를 심으면 더 낫지 않는냐는 등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이 세상 어느 나무 한 그루 조물주가 무의미하게 창조한 나무는 없다. 단지 인간이 그 품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만약 어느 나무가 쓸모없는 나무라고 생각한다면 나무가 쓸모 없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지식이 그 나무의 진면목을 이해하는 능력이 모자란다고 생각해야 한다. 지금 한창 벚꽃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진해를 시작으로 서울 여의도까지 야단법석이다. 그러나 대구에도 이들 못지 않는 곳이 있으니 화랑로, 두류공원로, 신천동로 등이다. 특히 두류수영장 뒷길은 차량통행을 제한하여 사람들만다닐 수 있기 때문에 벚꽃을 감상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그런데 이 길을 지날 때 특히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이맘때 생각나는 한 분이 있으니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구청장(최초의 여성 시장은 전재희 현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이현희 님이다.그 분이 퇴임 후 대구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재임하고 있을 때 즉 2003년 세계유니버시아드가 대구에서 열렸다. 그 때 수영장을 확장해야 했다. 대상지는 지금의 벚꽃길 부근으로, 공사를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몇 그루 벚나무 베어내야 했다. 이렇게 설계가 완성되자 실무자를 그 때 녹지과장을 하고 있던 나에게 보냈다.검토한 결과 공사를 진행하기 어렵기는 하나하나 그렇다고 베어낸다면 이가 빠진 것처럼 미관상 좋지 않을 것이 뻔했다. 나는 설계자를 설득해 벚나무는 어 떤 경우라도 보존을 원칙으로 하고 다른 나무 중 쓸만한 것도 베지 말고 딴 곳에 옮겨 심도록 조치했다. 만약 그 때 이현희님이 이런 생각을 하지 앟았다면 나무는 베어 없어지고 이 길은 볼품이 없을 거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아찔하기도 하거니와 그 분의 베려를 잊지 못한다.
따라서 비록 표석은 없지만 내 마음 속에서 이 길은 '이흰희길'이다.
왼쪽의 파란 지붕이 그 때 신축한 수영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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