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생 및 습지식물

제주 1.3배 넓이 미(美) '부들'군락지 국내 연구팀이 독점사용권 획득

이정웅 2009. 1. 10. 21:26

제주 1.3배 넓이 미(美) '부들'군락지 국내 연구팀이 독점사용권 획득
바이오에탄올 제조 기술 개발한 한경大팀
안성=김우성 기자 raharu@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박병수 박사(왼쪽), 이성은 박사(오른쪽).
한국의 40대 박사 2명이 갈대처럼 생긴 습지식물 '부들'로 고급재질 종이와 바이오에탄올 동시 생산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미국 노스다코타주의 제주도 1.3배 넓이(24만1322㏊) 부들 군락지 독점 사용권도 획득했다. 이들은 미국 업체들에 이 기술 판매 등으로 올해에만 2830만달러(약 375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노스다코타주에 직접 공장을 지어 매출을 수십 배로 올릴 계획도 갖고 있다.

주인공은 경기도 안성 한경대(안성농전 후신 국립대) 연구교수인 박병수(42) 박사와 이성은(43) 박사. 1995년 친구 소개로 만난 둘은 2006년 말 자본금 5000만원으로 연구용역 전문회사 '나노톡스텍'을 설립했다. 사무실은 한경대 연구교수실의 20㎡ 남짓한 작은 공간. 200만~300만원짜리 용역을 위해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 부들
그러던 2007년 11월 회사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찾아왔다. 고려대 생명과학대학과 공동연구를 하면서 두 박사는 바이오에탄올이라는 '신세계'에 눈을 떴다. 유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급증했으나 곡물을 사용한 바이오에탄올은 식량파동의 주원인이라는 비판을 받던 시절이었다. '제3의 바이오에탄올 원료'가 필요했다. 둘은 먼저 나무 계통을 알아봤지만, 화학약품이 너무 많이 들었다. 그때 한경대 김태완 교수가 조언했다. "부들은 어때?"

이때가 작년 1월, 두 박사는 바로 실험에 착수했다. 부들은 화학약품이 많이 들지 않는 '최적의 재료'였다. 부들의 줄기·잎·뿌리에서 연료를 뽑아내는 수율(收率)은 옥수수(30%)· 사탕수수(10.8%)보다 훨씬 높은 40~45%나 됐다. 둘은 작년 4월 부들을 이용한 친환경 제지공정에 대한 국내 및 PCT(국제특허협력조약) 특허를 출원했고, 7월엔 바이오에탄올 생산 공정에 대한 특허도 출원했다.

이어 두 박사는 특허 출원 서류를 갖고 주한 미대사관을 찾았다. 국내에서 부들을 키우는 방법도 있지만, 미국 노스다코타주엔 부들이 널려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 사업설명을 들은 미대사관은 바로 노스다코타주정부에 연락했고, 한 달도 안 돼 두 박사는 노스다코타주와 부들 독점 사용권과 인프라 지원을 약속하는 투자협정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현재 이 박사는 미국에서 실용화를 위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