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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시골 초등학생이 '퀴즈영웅'에 등극, 대한민국을 뒤흔들어 놓았다. 주인공은 KBS 1TV의 '퀴즈 대한민국'에서 역대 최연소(10년11개월27일) 퀴즈영웅이 된 고령군 고령초등 5학년 신정한군(11·사진). 신군은 지난 4일 이 프로그램에서 '내로라'하는 성인 출연자들을 잇따라 꺾고 퀴즈영웅에 올라 상금 4천100만원을 거머쥐며 제40대 퀴즈왕에 등극했다. 5일 오후 고령의 집에서 만난 신군은 여느 아이와 다름없는, 큰 눈망울을 가진 천진난만한 개구쟁이였다. 고령읍내 조그만 아파트에서 군청 공무원인 아버지와 아동복지센터 선생님인 어머니, 그리고 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신군의 작은 공부방은 3천여권이 꽂힌 책장때문에 더욱 좁아보였다. 신군은 학원에 다니지 않는다. 그래도 학교성적은 줄곧 전교 1~2등을 다툰다.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에서 '괴물'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으로 통한다. 수학 영재반에서 활동하는 그는 수학·과학 관련 경시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도 했다. 한자 공인 3급과 펠트(PELT) 주니어 2급 자격증도 가지고 있다. "자기가 알고 싶은 게 있으면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서 '비밀노트'에 적어두고 보고 또 보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일 거예요. 비밀노트는 아무한테나 안 보여줘요. 학교 공부는 스스로 알아서 하는데 부족한 부분은 독서로 보충하는 것 같아요." 아버지 신상진씨(41)는 공부,책읽기 등 모든 것을 정한이가 스스로 계획을 세워서 한다고 했다. 어머니 서정희씨(40)는 "학원은 3학년 때까지 다녔고, 그 후로는 다니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취미를 갖게 하기 위해 매일 도서관이나 서점으로 데리고 다녔고, 지금도 잠 들기 전 책을 읽어 달라고 하면 한 페이지라도 읽어준다"고 했다. 신군은 책을 1주일에 2~3권은 꼭 읽는다. 지금까지 읽은 책은 2천여권을 헤아린다. 이번 겨울방학에도 120권은 넘게 읽었다. 동생 현욱(9)도 형만큼은 아니지만 책 읽기를 좋아한다. 부모도 독서가 제일 좋은 교육방법이라며 책값 만큼은 아낌없이 지원한다. 학원이 아닌 책이 만들어낸 퀴즈영웅이란 점을 실감케 했다. 신군은 "노는 것보다 책 읽는 게 더 좋다"고 했다. 책을 읽고 경제, 사회, 문화, 과학 등 주제별로 친구들과 토론도 하고 스크랩 하는 게 너무 재밌단다. 학교 공부보다 책 읽는 게 더 좋아 아버지에게 야단맞은 적도 여러 번이다. 가장 큰 벌은 책을 읽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신군의 장래 희망은 과학수사관이다. 얼마 전까진 우주과학자였는데, 요즘 TV(미국의 범죄수사드라마 CSI)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신군은 "상금으로 친구들에게 피자를 한턱 쏘겠다"며 활짝 웃었다. 그가 퀴즈영웅에 오른 '퀴즈 대한민국'은 오는 15일 오전 10시 KBS 1TV를 통해 방영된다. | |||
2009-02-06 07:22:03 입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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