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팔공산자연공원관리사무소에 근무할 때 알았던 혜봉스님을 우여곡절 끝에 20여년이 지난 어제 만날 수 있었다. 말 수가 적었고 그림과 글씨쓰기를 좋아해 공무 차 찾은 나에게 한 점의 그림과 보왕3매론 글 한 폭을 주어 집에 걸어두며 속이 상할 때나 화가 날때 늘 읽으며 마음을 다스렸었다. 그 분이 가까운 청도에 청계사를 짓고 15명의 고아를 돌보고 있었다. 차 한잔을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돌아왔다.
청계사, 밭을 사서 터를 메우고 지었다고 한다.
오랜만에 스님이 끓여준 작설차를 마셨다.
가족들과 스님
딸 은정이
가족들
고아들이 생활하는 요사채
보왕삼매론
하나.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병으로써 양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둘.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하는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하셨느니라.
셋.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 하셨느니라.
넷. 수행하는데 마(魔)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게 되지 못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주는 벗으로 삼으라’ 하셨느니라.
다섯.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한 데 두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여러 겁을 겪어 일을 성취하라’ 하셨느니라.
여섯.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순결로써 사귐을 길게 하라’ 하셨느니라.
일곱.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지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 원림(園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여덟.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果報)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가지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덕 베푼 것을 헌신처럼 버리라’ 하셨느니라.
아홉.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되라’ 하셨느니라‘ 하셨느니라.
열. 억울함을 당해 밝히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마씀하시되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본분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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