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이야기

팔공산 비로봉 40년만에 열린다

이정웅 2009. 2. 11. 15:49

팔공산 비로봉 40년만에 열린다
 
 軍·방송사 '조건부 개방' 찬성…관리소 준비나서
 영남일보 '철책선을 걷어라' 보도 이후 관심집중
팔공산 정상 비로봉 개방에 대비해 최재덕 팔공산 자연공원관리소장(왼쪽)과 전채영 보호담당이 10일 비로봉에 올라 철책선을 둘러보고, 줄자로 등산로 주변을 실측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팔공산 정상 비로봉 개방에 대비해 최재덕 팔공산 자연공원관리소장(왼쪽)과 전채영 보호담당이 10일 비로봉에 올라 철책선을 둘러보고, 줄자로 등산로 주변을 실측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40여년간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던 팔공산 정상 비로봉(해발 1천193m)이 곧 개방될 것으로 보인다. 비로봉은 1960년대 말 팔공산 공산성 터에 군부대가 들어서고, 비로봉에 방송국 송신시설이 자리를 잡으면서 군사보안상 이유로 반세기 가까이 통제됐다.

팔공산 자연공원 관리사무소(소장 최재덕, 이하 관리사무소)는 비로봉 개방을 위해 작년 말부터 공군 8196부대, 50사단, KT, 각 방송국에 협조 공문을 발송해 개방 동의 여부를 확인한 결과, 최근 조건부 개방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군측은 "부대 주변에 사진 촬영 및 접근 금지 내용의 안내 표지판 설치 등의 보안책이 필요하다"는 조건을 달아 개방이 가능하다고 답변했으며, 50사단은 "비로봉 주변의 철조망과 관련이 없다"고 회신했다. KT측은 '철책선 보강 등'을 요구했고, KBS측은 "송신소 보호를 위해 설치된 울타리 및 시설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무방하다"며 개방 허용을 전해왔다. MBC측도 "개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관리사무소측은 개방에 대비, 비로봉 복원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 8일 현장에서 등산로 정비, 철책선 철거, 생태 복원 방법 등을 사전 조사했다. 최재덕 관리사무소장은 "팔공산은 매년 1천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는 우리나라의 명산"이라며 "40여년간 통제됐던 비로봉이 개방되면 더 많은 지역민과 외지인들이 팔공산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팔공산 비로봉 개방에 맞춰 조직적인 보호활동과 국내외에 팔공산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알릴 보호단체 구성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 단체에는 그동안 개방에 노력한 산악인을 비롯해 학계·시민단체·언론계 인사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팔공산 비로봉 개방 가시화는 지난해 9월부터 영남일보에 '팔공산 비로봉 철책선을 걷어라'라는 기획 시리즈가 보도된 후 대구 등산학교 총동창회가 비로봉 개방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팔공산 자연공원 관리사무소가 공군부대 등에 협조공문을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 이뤄지게 됐다.

2009-02-11 07:17:1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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