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길(金東吉·81) 연세대 명예교수는 5일 오전 7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회장 김정렴) 주최로 열린 조찬 강연회에 연사로 참석해 "지금은 박 전 대통령 같은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사실 이 자리는 김 교수나 기념사업회 모두 조금은 어색할 수 있는 자리였다. 60년대와 70년대 개발 독재가 강화되던 당시 사업회 관련자들은 대부분 박정희 대통령 밑에서 고위 관리로 산업화 노선에 뛰어든 반면 김 교수는 그에 반대하는 민주화 노선의 대표적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김 교수가 강연 서두에서 "나는 오늘 이전까지 김정렴 회장과는 악수 한번 해본 적 없다"고 밝힌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김 명예교수는 "나는 1970년대 유신체제를 비판하다 징역 15년, 자격정지 15년을 받고서 1년간 옥살이를 했다"며 "돌이켜 보면 내가 유신체제를 비판한 것은 대한민국의 기반이 그만큼 튼튼했기 때문에 마음 놓고 흔들어댈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 ▲ 5일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린 조찬 강연회에서‘겨레의 오늘을 걱정하면서’라는 주제로 특강을 한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이명박 대통령은 너무나 희미하다는 점을 반성해야 한다”면 서“박정희 대통령에게 입장이 분명한 것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제공
원로 보수 논객답게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을 비판하던 김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나는 요즘 이 대통령의 성격을 분석해봅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발로인지 몰라도 대담하지가 못해요. 뭘 한다고 했으면 목이 달아나도 할 건 해야지요. 반대하면 그만둡시다, 그래버려요. 이게 뭡니까?" 그는 강력한 추진력을 주문했다. "1100만 표를 얻고 민주적으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은 뭐가 두려워 우유부단한가.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과 같은 강한 추진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명예교수는 통일국민당 소속으로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자민련 고문을 끝으로 1996년 정계에서 은퇴했다. 이후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반대해 보수단체에서 활동해왔다.
이 자리에는 김계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윤주영 전 문화공보부 장관, 김용환 전 재무장관, 고병욱·박기석 전 건설부장관, 정래혁 전 국방장관, 박진환 전 경제특보 등 250여명이 참석해 김 교수의 강연을 경청했다.
입력 : 2009.03.06 03:54 / 수정 : 2009.03.06 15:03
'심원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좌파들, 북(北) 미사일 발사 먼저 규탄하고 PSI 시비해야 (0) | 2009.03.25 |
---|---|
춘분 (0) | 2009.03.21 |
민주화보상위는 법 근간을 뒤흔들었다 (0) | 2009.03.06 |
꿈을 노래하자 (0) | 2009.03.04 |
MBC 귀족 노조 '대한민국은 독재국가'라고 세계에 외치다 (0) | 2009.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