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이야기

대구, 강의 도시를 만들자

이정웅 2010. 5. 15. 21:03

대구, 강의 도시를 만들자
 
 
 
낙동강은 옛부터 영남의 젖줄이자 대구·경북인의 삶의 터전이었다. 강을 따라 어른들은 일상의 생활을 영위하고 아이들은 한 여름 시원하게 물장구치며 고기잡고 놀던 곳이었다. 이처럼 우리에게 낙동강은 추억과 애정이 깃든 곳이다.

그러나 1970, 80년대 성장 위주의 개발정책으로 우리의 낙동강은 어느새 그 본연의 기능을 잃어버린 채 사람들의 관심에서 조금씩 멀어져 갔다. 매년 반복적으로 쌓이는 퇴적토 때문에 강바닥은 주변 농경지 보다 더 높아져 버렸으며 최근 20년간 낙동강 수계의 댐 건설이 지역의 님비 현상과 환경 문제 등으로 전면 중지돼 유역 면적이 비슷한 한강과 비교할 때 흘러 내리는 하천 유지수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수량 부족으로 인해 매년 겨울철과 봄철 갈수기에는 수질이 극도로 나빠지고 강 상류의 공단 폐수 유입에 따른 하천 오염 사고로 먹는 물을 걱정해야 하는 실정에 이르렀다. 이는 비단 수질 문제 뿐 아니라 지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1990년대 대구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던 위천 국가산업단지 건설 계획이 무위로 돌아간 그 근본적인 이유 또한 낙동강의 수량 부족과 수질 문제로 인한 것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같은 현실을 돌아볼 때 현재의 낙동강 살리기 사업은 우리의 낙동강을 하천 본래의 모습으로 되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이 분명하다.

사업 내용을 보면 먼저 물 확보를 위해 달성보, 강정보를 비롯한 8개의 명품보 설치와 저수지 증고 사업을 통해 약 10억t의 수자원을 새롭게 확보, 이 풍부한 수량을 바탕으로 연중 맑은 물이 유유히 흐르는 풍요로운 강을 만들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해마다 겪는 심각한 가뭄 문제도 일거에 해결된다.

다음으로, 4억㎥에 달하는 하상의 퇴적토를 준설하고 주변 노후 제방을 보강, 홍수의 흐름을 원활히 해 매년 겪는 홍수 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또 깨끗한 강을 조성하기 위하여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지류 하천에 하폐수처리장을 설치·보강해 수질 정화를 고도화하고 하천내 농경지 정리 등 비점오염원의 체계적 관리를 통해 더 이상 강이 오염되지 않도록 근원적인 수질대책도 함께 마련된다. 그리고, 생태환경 개선을 위해 습지조성과 수질 정화 식물을 식재하고 우리 고유의 보호종을 특별 관리해 낙동강에 우리의 동식물들이 다시 돌아오도록 생명이 살아 숨쉬는 하천으로 조성한다.

특히 낙동강의 중심에 위치한 대구시는 그간 수변 공간 부족으로 누리지 못했던 다양한 물놀이와 물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게 된다. 각종 수상 레포츠와 전통 문화를 접목하면 물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즐겁고 활기찬 강의 도시가 조성될 것이다.

이와 함께 먹는 물 확보는 도시 생존의 문제다. 이때문에 언제나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는 깨끗한 상수원의 확보는 더 없이 중요하다. 하천오염 사고로 인한 피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상수원 취수원을 강 상류로 이전하는 사업도 낙동강 살리기 사업과 병행해 추진하게 된다.

이와 같이 낙동강 살리기 사업은 결코 일각에서 말하는 단순한 개발 위주의 자연훼손사업이 아니라 태고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추억속의 하천으로 복원하는 진정한 강 살리기 사업이며, 강 중심의 지속적인 연안 개발을 통해 미래 3만달러, 4만달러 시대에 한발 앞서 대비할 수 있는 적극적인 지역 살리기 사업이다.

이제 더 이상 불필요한 오해와 논쟁은 그만 두고 낙동강 살리기 사업의 성공에 550만 시도민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이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을 마칠 2012년에는 쾌적한 환경으로 변화된 낙동강 변에서 많은 시민들이 한 차원 높은 삶의 질을 누리게 될 것이다.

김대묵 대구시 건설방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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