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스파스

사회적기업 살리기 위해 뭉친 '아줌마 군단'

이정웅 2010. 10. 2. 19:00

[희망을 가꾸는 사람들] 사회적기업 살리기 위해 뭉친 '아줌마 군단'

[희망을 가꾸는 사람들] 제1기 대구 사회적기업 주부 서포터즈
공연홍보, 언론종사자 등 경력 다양 현장 찾아 어려움 듣고 제품 홍보도
市, 서포터즈 활약상 알리는 공간마련 "나은 세상만들기에 작은 힘 보탤 것"

지난달 29일 대구 북구 침산동 신천에스파스. 사회적기업 '대구YM CA 신천에스파스'(이하 에스파스)가 지난 2007년부터 금호강변 3만3000여㎡(1만여평) 부지에 조성한 생태공원으로 해바라기, 할미꽃, 뽕나무 등 500여종의 꽃과 나무 등이 흐드러져 있고 곳곳에 인공습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에스파스 측은 이곳을 유치원 및 초·중등학생들을 위한 생태체험장으로 활용해 매월 약간씩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또 공원을 조성한 노하우를 살려 개인 및 단체 등에 습지를 만들어 주는 사업과 함께 정부의 지원을 받는 각종 환경프로젝트도 수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쯤 노란색 조끼를 입은 여성 5명이 공원 이곳저곳을 돌며 구석구석의 풍경들을 디지털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지난달 29일 대구 북구 침산동 신천에스파스를 찾은‘사회적기업 주부서포터즈’회원들(노란색 조끼) 모습. /이재우 기자 jw-lee@chosun.com
안내를 맡은 최개천(40) 에스파스 사무국장이 "생태체험장 운영 등을 통해 약간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사업 초기에 비해 직원 수가 절반 이상 줄었다"며 "우리 사업이 좀더 알려진다면 자립이 한결 수월할 것"이라고 하자, 여성들은 "공원을 찾기 쉽게 도로가에 표지판이 설치되면 좋을 텐테…. 구청소식지를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등의 의견들을 내놓았다.

또 최 사무국장이 공원 소개와 함께 사업내용, 진행상황 등을 설명하자 고개를 연방 끄덕이며 수첩에 열심히 받아 적기도 했다.

정미자(51)씨는 "오늘 보고 들은 내용들을 주제로 조원들과 토론을 하고 보고서도 작성할 것"이라며 "내 블로그에도 공원 소개 글을 올려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모가 영세해 자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사회적기업을 돕기 위해 '아줌마 군단'이 떴다. 다양한 경험과 경력 등으로 무장한 여성들이 개인 블로그, 계모임 등 온·오프라인상의 각종 수단을 총 동원해 지역업체 알리기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사회적기업은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 등의 생산·판매 활동도 펼치는 기업이다. 대구의 경우 모두 16개 업체가 있으며 폐자전거를 수리하거나 비누·화장품·머리핀 등 각종 생활용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제품 판매나 홍보 등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한다.

상황이 이렇자 대구시는 지난 8월 '제1기 대구 사회적기업 주부서포터즈'를 구성했다. 시민들에게 익숙지 않은 사회적기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이들이 생산하는 제품과 서비스 등을 홍보하기 위해 주된 소비계층이자 계모임이나 블로그운영 등의 활발한 소모임 활동을 펼치는 '주부'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이를 위해 컴퓨터 활용에 능숙하고, 다양한 모니터링활동 등의 경험을 갖고 있는 주부들을 모집했고 그 결과 66명의 지원자 중 공연홍보, 언론직 종사, 홈페이지제작프리랜서, 제조업 해외마케팅 등의 경력을 가진 20∼50대 주부 15명을 선발했다.

김수미(28)씨는 "가정도 돌보아야 하고 여러가지 할 일도 많지만 우리들의 관심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작지만 소중한 힘이 될 것같아 지원했다"고 말했다.

5명씩 3개조로 나뉘어진 서포터즈들은 현재 지역 내 사회적기업을 직접 찾아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또 만들어진 물품들도 직접 사용해 본 후 장점 등을 개인별 블로그나 자신들이 회원으로 가입된 온라인 카페 등에 올려 알리고 있다.

이들은 또 한 달에 한 번씩 시청에 모여 그간의 활동을 담은 보고서를 서로 교환해 내용을 공유하고 개선 및 지원사항 등을 대구시에 건의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온·오프라인을 통한 '사회적기업 물품 사용하기 캠페인'도 전개해 나갈 생각이라고 한다. 1기 서포터즈들의 활동은 내년 9월까지 이어진다.

대구시는 많은 시민들이 주부 서포터즈들의 활약상과 결과물 등을 접할 수 있도록 조만간 시 홈페이지(
daegu.go.kr) 내에 별도의 알림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대구시 황보란 일자리창출담당은 "사회적기업의 경우 창업뿐만 아니라 이들 기업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주부 서포터즈들이 맹활약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할 것이며 알찬 건의사항이 있으면 정책에도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