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이해인
향기로 숲을 덮으며
흰 노래를 날리는 아카시아꽃
아카시아
가시 돋친 가슴으로
몸살을 하면서도
꽃과 잎 새는
그토록
부드럽게 피워냈구나
내가 철이 없어
너무 많이 엎질러 놓은
젊은 날의 그리움이
일제히 숲으로 들어가
꽃이 된 것만 같은
아카시아 꽃
<해설>
아카시아라고 부르나 정확한 식물명은 ‘아까시나무’이다. ‘향기로 숲을 덥다’ ‘가시 돋친 가슴’ 등은 작가가 시인이면서도 나무의 특성을 아주 섬세하게 잘 표현해 마치 수목도감을 보는 것 같다. 주로 묘지주변에 잘 자라 숭조(崇祖)사상이 강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하루 빨리 뽑아내야할 나무이고, 가시가 있어 접근하기 어려우나 양봉업자들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밀원식물(蜜源植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