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단상

일본 나무로 알려진 국민의 나무 소나무

이정웅 2006. 9. 9. 21:11

우리나라 소나무

현 일본 천황 아버지의 무덤 앞의 소나무

 

이른바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려지는 재선충 때문에 전 국민이 비상에 걸렸다. 늘 푸른 모습은 절개와 지조를 상징한다 하여 선조들로부터 특별한 대접을 받아왔고  애국가 가사에도 등장한다. 특히 선초(鮮初) 시, 서, 화로 이름이 높았던  강희안(姜希顔 1417~1465)이 나무와 꽃의 재배방법을 틈틈이 기록해 놓은 우리나라 최초의 ‘원예이론서’ <양화소록.養花小錄>에도 등장한다. 책머리에 ‘황천에 뿌리를 내리고 청천에 가지를 뻗어 명당의 기둥과 큰집의 들보가 되니 여러 나무 가운데 으뜸이다.’ 라는 당나라 시인 부재(符載)의 식송론(植松論)을 인용해 놓았다.

산업사회 이전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태어나자마자 왼손으로 꼰 새끼에 솔가지를 꾄 금줄로 보호를 받았고, 소나무로 만든 집에서 살다가, 마침내는 소나무로 만든 관(棺)에 누워 마침내  이승을 마감하는 우리네 삶과 떨어져 설명할 수 없는 나무이기도 하다.

가스로 난방을 하고, 견고한 콘크리트로 만든 아파트에 살고 있어도 국민들의 소나무사랑은 그대로 이어지저 2004년 한국갤럽이 국민들이 좋아 하는 나무를 조사한 바에 의하면 아직도 국민의 43.8%가 소나무를 좋아해 부동(不動)의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고금(古今)을 통한 국민들의 소나무 사랑 이면(裏面)에는 몇 가지 집고 넘어가야할 문제가 있다.

첫째, 영어 이름이 ‘Janpanese pine tree’이기 때문에 영어권 나라에서는 일본나무로 불려지고 있다는 시실이다. 독도를 아무리 다께시마라고 불러도 우리나라 영토임이 틀림없지만 반대로 우리나무라고 굳게 믿고 있던 소나무가 다른 나라 사람들은 일본나무라고 부른다는 뜻이다.

둘째는 해충의 피해에 약하다는 점이다. 최근 재선충이 좋은 산림을 위협하지만 그 이전에는 솔잎혹파리로가 또 그 이전에는 송충이가 엄청나게 피해를 입혀 당시 초등학생들은 물론 중. 고등학교 심지어는 온 국민들이 송충이잡기에 동원된 일이 있어 한 때 소나무망국론(亡國論)이 대두되기도 했다.

세 번째는 소나무의 개체수가 점점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건조하고 매 마른 땅에도 잘 자라기 때문에 씨앗이 떨어져 토질이 어느 정도 비옥하게 되면 다른 나무, 참나무 등 활엽수에 밀려 난다는 점이다.

따라서 소나무가 ‘대한민국 국민의 나무’로 자리 잡고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나무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난제(難題)들이 극복되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