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인물

"WEC 반드시 대구 유치"

이정웅 2008. 11. 2. 15:06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WEC 반드시 대구 유치"
 
 
 
김영훈(56) 대성그룹 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궁 마니아다. 어깨가 아파 고생하던 중 한 시중은행장의 권유로 국궁을 시작했다. 수시로 인공 말에 올라타 벽쪽 과녁을 향해 활을 쏜다. 요즘 집중하고 있는 과녁은 '세계에너지협의회(WEC·World Energy Council) 2013년 총회 대구 유치'라는 과녁이다.

◆WEC 총회 대구 유치 천문학적 가치

"WEC의 대구 유치 전망이 밝습니다. 고유가·신재생에너지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대구의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김 회장은 요즘 시간을 쪼개가며 분주하게 세계를 누빈다. 2013년 WEC 총회를 대구로 가져오기 위해서다.

김 회장은 "에너지 분야의 국제연합(UN)으로 불리는 WEC는 세계 100여개국이 가입한 에너지 분야의 세계 최대 기구입니다. 3년마다 세계 국가·민간 에너지 분야의 실력자 5천여명이 참석하는 총회를 열기 때문에 관광객 유치 등의 효과가 높습니다."

그는 "OPEC(석유수출기구)는 공급자 카르텔 성격이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소비자 위주 기구인 반면 WEC는 민간·국가·학계를 모두 아우른다"면서 "덴마크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대구와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승산이 충분히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 2005년 WEC 아태(아시아태평양·亞太) 부회장으로 선출된 김 회장이 WEC 총회를 유치하기 위해 벌인 노력은 대단하다. 2006년 1월부터 지금까지 그가 WEC 관련 행사와 APEC 회의, 다보스 포럼 등에서 참석한 일정을 합하면 해외 체류기간이 100여일이 넘는다.

민간기업 회장이 이만한 노력을 쏟는 이유에 대해 김 회장은 "대성그룹은 지난 1947년 대구에서 연탄사업으로 출발했다"면서 "경제적으로 침체된 대구를 WEC 총회를 계기로 전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의 노력에 힘입어 WEC 회원국들이 속속 대구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공식 선언한 회원국이 17개국이고 구두로 지지를 밝힌 회원국도 7개국에 달한다. 회원국이 모두 91개국이지만 실제로 집행이사회에 참여하는 국가는 60개국이어서 사실상 절반에 가까운 회원국의 지지를 확보한 셈이다.

김 회장은 "대구가 WEC 총회를 유치할 경우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에 이어 대구를 전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총회 유치로 5천억원의 경제적 효과에다 부가가치가 천문학적"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은 신재생에너지와 문화콘텐츠

대성그룹은 지금까지의 주력이었던 연탄·가스를 대신해 태양광 태양열 풍력 조력 지열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의 개발 및 상용화에 몰두하고 있다. 대성그룹은 지난해 5월부터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일대 330만㎡(100만평)에서 진행 중인 GEEP(Green Eco Energy Park) 프로젝트에 총력을 쏟고 있다.

"몽골 GEEP 프로젝트는 세계 각지에서 진행 중인 사막화 방지 사업모델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몽골뿐만 아니라 사막화가 진행 중인 중국과 중앙아시아, 아프리카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김 회장은 최근 몽골이 추진하는 에너지 사업에 협력하고 한국·몽골 간의 우호협력 증진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몽골 정부가 외국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훈장인 '북극성 훈장'을 받았다.

그는 대구 달성군 방천리 위성매립장의 매립가스 자원화 프로젝트를 전개해 2006년 완공했다. 지역난방공사를 통해 대구지역에 난방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또 대구도시가스 부설 대성청정에너지연구소는 도시가스를 이용해 수소를 만들고 이를 산소와 반응시켜 공급하는 가정용 연료전지도 개발하고 있다.

김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콘텐츠코리아추진위원회 및 전국경제인연합회 문화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최근 발표된 정부의 신 성장동력 사업 가운데 문화콘텐츠 분야 과제 발굴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대성그룹은 영화 제작비 투자만 했지만 앞으로 직접 영화콘텐츠를 비롯한 영화 제작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문화콘텐츠는 사람들에게 활기를 불어넣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또다른 형태의 에너지사업입니다. 앞으로 직접 영화콘텐츠를 비롯한 영화제작 사업에 나설 계획입니다." 자신있게 말하는 김 회장의 얼굴에 굳은 결의와 자신감이 묻어났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 김영훈 회장은=1952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했다. 지난 1995년 대성그룹 본부 기획조정실장 겸 부사장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대성산업 대표이사를 거쳐 2001년부터 대성그룹 회장으로 재임 중이다. 주력 계열사인 대구도시가스와 경북도시가스의 대표 회장직을 겸하고 있다. APEC 기업 자문위원 및 과학기술정보 실무그룹(TIWG) 공동의장과 세계에너지협의회(WEC)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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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10월 31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