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한인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성화를 봉송한다.
주인공은 이동녕(38)씨로 오는 17일(목) 낮 12시57분 리치먼드 힐 베이뷰 선상의 브랜트리 애비뉴 구간에서 올림픽 성화를 들고 달린다.
이씨가 성화 봉송자로 선발된 것은 지난여름 코카콜라 웹사이트에서 성화 봉송 주자에 신청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지역사회 체육활동 및 환경에 관한 그의 에세이가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끈 것.
현재 IBM캐나다에 근무하고 있는 이씨는 집에서 회사까지 12km 거리를 달리거나자전거로 출퇴근 하고 있다. 4일 자신을 철인 3종 경기 선수라고 소개한 이씨는 “각종 마라톤 대회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 기간에는 연습 삼아 회사 까지 조깅을 한다”며 “평상시에는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데 이런 내용이 관심을 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연락받고 매우 기뻤다. 살면서 보람된 일로 기억될 것이다”면서 “캐나다에 이민와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에게 이곳을 고향으로 생각하고 살 수 있는 용기를 주고싶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1996년 유학와 노바스코샤주 아카디아 대학을 다녔으며 10년전 IBM에 취업하면서 토론토로 이주했다. 부인 홍애식씨,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올림픽 성화 봉송은 코카콜라 마케팅 이사 수잔맥호터와 남편 마크 드리스콜이 설립한 가족중심의 작은 회사(직원 53명)가 맡고 있다. 동계 올림픽 성화는 지난 10월30일 B.C주 빅토리아를 기점으로 내년 2월 개막식때가지 캐나다 전역을 106일간 돈다.
오는 11일 온주에 도착하며 이씨는 17일 해당구간을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봉송한다. 성화는 내년 1월4일까지 온주 곳곳을 거쳐 2월12일 올림픽 개최지인 밴쿠버에 도착한다.
(김효태 기자 htkim@joongangcanada.com)
[인터뷰] 밴쿠버올림픽 성화봉송 이동영씨 |
“인생서 가장 빛날 350미터” |
주자선정 이벤트서 행운...17일 리치먼드힐 |
“350m에 불과하지만 제 인생에서 더없이 빛나는 길이라 믿습니다.”
이동영(37)씨는 17일 오후 12시57분, 리치먼드힐의 베이뷰 길에서 ‘짧지만 가장 화려한 길’을 달린다. 길어야 1분. 그러나 60억 명 중에서 뽑힌 대표주자의 일원으로 지구촌 축제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결코 짧은 거리, 짧은 시간이 아니다.
더욱이 이씨는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성화를 들고 캐나다에서 뛰는 단 2명의 한인 가운데 한 명이다. 김연아 선수는 이씨에 이어 19일 해밀턴에서 역시 350미터 정도 성화를 봉송한다.
“사실 처음에 한인은 저 혼자인 줄 알았습니다. 어쨌든 더 영광입니다. 한국이 낳은 세계 스타와 같은 반열에 서게 돼서.”
이씨가 성화주자로 최종 선정된 때는 10월 말. 영화관에서 우연히 성화봉송 이벤트를 진행하는 코카콜라의 광고를 보았다. 별 기대 없이 신청서를 보냈는데 9월 초 덜컥 1차 심사를 통과했다.
2차 시험은 신중하게 치렀다. 지역사회와 환경문제에 어떻게 기여하느냐는 주관식 질문이었다. 20대 때 철인 3종경기로 체력을 단련했던 이씨는 요즘처럼 눈비가 오지만 않으면 회사까지 왕복 24km를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지난 10월엔 토론토마라톤에 출전해 풀코스를 달렸다. 대회 준비는 별 게 아니다. 회사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거나 그냥 달려서 출근하는 게 전부다.
“이런 일상을 담담하게 써서 제출했는데 이게 심사위원들 마음을 움직인 것 같아요. 10월 말 최종 합격통지서를 보내오더군요.”
17일 실제 성화봉송 땐 큰빛교회 교우들이 대거 응원을 나온다고 한다. 오문길 장로는 “구역모임 멤버들이 태극기와 캐나다국기를 들고 함께 뛰기로 했다”고 전했다.
회사에 달려서 출근하는 것처럼 이씨에겐 엉뚱한 면이 많다. 지난 97년 1월1일 캐나다에 왔다. 새 출발을 뜻있게 하고 싶어 새해 첫날을 잡았다. 노바스코샤 아카디아대학에서 컴퓨터사이언스를 공부한 이씨는 대학 한 학년을 남겨둔 상태에서 2000년 IBM 인턴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인턴생활이 끝나는 날, 대학 졸업 후 오라는 회사 간부의 말에 “그땐 나를 잡고 싶어도 잡지 못할 것”이라 배짱대답을 하자 그 자리에서 정식 입사지원서를 꺼내놓더라는 것. 그렇게 정식사원이 된 이씨는 요즘 회사 핵심경영정보를 다루는 일을 하고 있다.
“제 아내가 이런 말하면 너무 거창하다고 핀잔을 주는데요, 아무튼 우리 한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데 기여한 거 같아 정말 기쁩니다.”
이씨는 캐나다에 처음 왔을 때 영어공부하면서 만난 홍애식씨와 2000년 결혼해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하나 두고 있다.
캐나다 한국일보 발행일 : 2009.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