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단상

북의 협박, 단호한 응징으로 대답하자

이정웅 2010. 5. 27. 21:03

[사설] 북의 협박, 단호한 응징으로 대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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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산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어제 남한 당국과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이명박 대통령 임기 동안 당국 간 대화와 접촉을 일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남북 간 모든 문제를 전시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도 했다. 천안함 사건의 실체가 명백히 드러나자 시인과 사과 대신 적반하장격의 억지를 쓰고 있는 것이다. 도발과 발뺌을 반복해 온 북의 이 같은 억지는 이미 예견된 일로 저들의 실체를 다시 드러내 보인 것에 불과하다.

조평통은 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해서도 ‘우리와 끝까지 대결하여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것을 공식 선언한 것’이라며 ‘단호한 징벌 조치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을 묵과하지 않겠다는 한국 대통령과 국민들의 의지에 대한 북의 이 같은 주장은 책임을 져야 할 집단이 되레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협박일 뿐이다. 남의 응징에 대한 불안을 이런 생떼로 감추려 한다면 북에 돌아갈 것은 고립과 파탄뿐이다.

이 대통령의 임기 동안 접촉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또 무엇인가. 2년 반이나 남은 임기 동안 저들의 주장에 동의해 줄 친북세력을 선동, 남남 갈등을 조장하겠다는 의미라면 정권에 관계없이 북의 선동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대신 강조해 준 것이다. 어떤 협박과 어떤 유혹을 하든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국가 안보에 합심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 준 게 아닌가.

북은 도발을 저지르고 긴장상태가 고조되면 늘상 ‘불바다’ 운운의 위협을 해왔다. 북의 협박과 관계없이 우리는 평화를 깨뜨리는 세력에 대한 단호한 응징의 자세를 실천해야 한다. 북이 진정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도발하지 않겠다고 사과하기 전에는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평화는 말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강력한 힘과 의지의 실천으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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