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암컬럼

이상한 분들의 이상한 자유

이정웅 2010. 7. 5. 20:09

이상한 분들의 이상한 자유
 
 
 
곽노현:남, 57세, 서울시교육감, 진보 성향

한명숙:여, 67세, 전 국무총리, 진보 성향

이광재:남, 46세, 강원도지사, 직무 정지 중, 진보

파렴치 지명수배자의 리스트가 아니다. 그렇다고 무슨 훈장 수여자 명단도 아니다. 6`2지방선거 후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을 하고 있는 ‘이상한 분들’의 면면(面面)이다.

곽노현 교육감부터 살펴보자. 취임하자마자 학생들의 교내외 집회 자유, 두발 자유, 복장 자유, 반성문 거부 자유 등을 내걸었다. 취임식장에는 ‘일제고사 ×’ ‘교원평가 ×’ 피켓까지 등장. 시험 안 칠 자유, 평가 안 받을 자유도 등장했다. 온통 ‘자유’ ‘자유’ ‘자유’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지금의 학교는 자유라고는 없는 속박과 규제의 감옥 같은 곳이라는 게 된다. 그렇다면 그런 찌든 감옥 같은 곳에서 어떻게 지난 60년간 석유 한 방울 없이 오직 ‘교육’ 하나에만 매달려 이 나라를 요만큼이라도 이룰 수 있었던 기적이 가능했다는 얘긴가. 지금 그분들이 전면 무상 급식으로 나랏돈을 펑펑 멋지게 폼 내며 쓸 수 있는 것도 규율적인 두발, 복장, 반성문에다 체벌 받아가며 교육받은 선배들이 일군 국력과 국부(國富) 덕분임을 알고는 있는가.

교육은 오랜 시간과 정성, 계획된 목표와 절제가 필수적인 분재 가꾸기와도 같다. 최고의 분재를 만들려면 어린줄기 때부터 철사로 사정없이 동여매고 굽히고 뒤틀어서 붙잡아매야 한다. 긴 시간 그런 계획된 고난의 규제를 참아내야 명품이 된다. 두발 풀면 기존의 교육비에 파마, 염색비가 덩달아 부모를 짓누르고 복장 자유는 브랜드 옷 친구 따라 못 사 입는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다. 아무리 잘못해도 반성문 안 쓸 자유를 주니 교권은 저절로 무너진다. 교육자가 교사의 교권, 학부모의 사교육비, 아이의 상처, 명품 분재 교육 같은 기본을 생각 못 하니 이상한 분이란 말이다.

그 다음 한명숙. 그녀는 진보 내지 좌파 운동하다 감옥까지 갔던 분이다. 운 좋게 진보 정권 잘 만나 국무총리까지 올랐다가 정권이 바뀌니까 서울시장도 못 된 분이다. 건설업자 돈을 받았다는 검찰 의혹을 받아오더니 드디어 민주당사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죄 지은 게 없으면 오라는 검찰로 당당하게 가야지 ‘소도’(蘇塗)도 아닌 민주당사엔 왜 가나. 이번엔 ‘농성의 자유’인가. 전직 국무총리가 법치기관을 우습게 여기는데 잡범들이 성범죄 저지르고 다니며 법 무서운 줄 몰라 하는 게 이상할 것도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상한 분’이 아닐 수 없다.

이광재. 애초 1심 판결에서 돈(불법 정치자금) 받은 죄로 금고형을 선고받아, 당선되는 즉시 곧바로 직무가 정지될 게 뻔한데도 출마, 결국 취임하자마자 직무 정지된 분이다. 직무 정지라면 조용히 반성하며 ‘열중쉬어’하란 뜻인데 왜 현장을 돌아다니는가. 직무가 정지되든 말든, 도정(道政)이 삐꺽대든 말든 ‘출마도 내 맘이다’는 게 속칭 진보가 말하는 자유고 애국인가. 그를 ‘이상한 분’으로 보는 이유다.

전직 국무총리는 법 깔보며 농성장에 앉아 버티고, 도지사는 ‘정지’하라는데 무시하고, 명색 교육 수장(首長)이란 어른은 반성문 거부 자유까지 주며 교권 꺾는 걸 보여주는데 어찌 아이들이 어른과 스승 공경을 할 것인가. 시험 없애서 경쟁력 처지면 세계 속의 경쟁에서 지고, 세계 경쟁에서 지고 나면 당장 우리 2세가 거꾸로 동남아에 3D 잡일하러 가야 먹고살 수 있게 된다. 중국인 공장 사장은 뼈 빠지게 일 시키고도 잠시 ‘ 커피 마실 자유’조차 눈 부라릴 게 뻔한데 한가하게 자유라고?

참 이상한 분들의 이상한 자유로 이 나라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야간집회 풀어, 두발 풀어, 복장 풀어, 반성문 거부 자유 풀어, 준법의식 풀어, 그런 풀어, 풀어 작전이 그나마 자유체제를 유지시키는 사회조직의 매듭과 나사를 풀어 국력시스템을 와해시키자는 의도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위기다. 이 위기에, ‘포퓰리즘 선동교육자 ×’ ‘몰염치 좌파 정치꾼 ×’의 피켓은 도대체 누가 들 건가.

김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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