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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근의 제자 한유문(韓有紋)이 과거에 합격하여 스승의 곁을 떠나게 되자 마지막 가르침을 청합니다. 이제 멀리 떠나면 앞으로는 좌우에서 모시고 교훈을 듣지 못할 테니,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 것입니다. 이에 대한 선생님의 답변,
제왕의 정치도 그 도(道)는 모두 효도와 우애로부터 미루어 나가는 것이다. 삼대(三代) 성인의 도도 그렇지 않은 것이 없다. 스스로 극진히 할 따름이다.…… 몸소 실천하는 자라야 남에게 미루어 가게 되고, 제 집에서 시행하는 자라야 나라에 미치게 되는 것이니, 훗날 정사를 다스리는 것도 그 근본이 이에 있지 않겠는가. 부디 힘써 주기 바란다.
진리는 반드시 멀리 있거나 거창한 것만은 아닐 터, 내가 먼저 솔선해서 가까이에 있는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다 보면, 크고 멀고 거창한 일들은 어느새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작은 일이 결코 작은 일이 아니라는 진리.
새해 들면서 온 가족이 한데 모여 굳게 다짐했던 약속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지금쯤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지요? ‘몸으로 가르치니 따르고, 입으로 가르치니 따르지 않는다’는 말처럼, 내가 먼저 가까운 것부터 실천해야 자녀들 앞에서 뭐라고 할 말이라도 있지 않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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