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단상

자랑스러운 내 아우 만농

이정웅 2011. 11. 3. 07:40

 

 

 

퇴직공무원 이택용씨, 古典 주제로 한 책

 

 

 

 

▲ 이택용씨지난달 15일 서울에서 거행된 이형윤(32)씨의 결혼식 때 하객들은 특별한 답례품을 받았다. 바로 신랑의 부친인 이택용(62)씨가 펴낸 책이다. 이택용씨는 하객들에게 뷔페식 식사와 함께 자신이 출판한 책을 답례품으로 하객들에게 선물한 것이다. 또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축의금만 보낸 사람들에게도 일일이 우편으로 책을 보냈다.

"멀리 찾아오신 하객들에게 의미 있는 또 하나의 답례품을 전해 드리기 위해 벌인 일입니다."

이씨가 선물한 책은 '고전(古典)에서 바라본 세상 이야기'〈사진〉. 최근 출판된 이 책에는 지식인이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고 위정자와 선량은 국민의 뜻을 보살펴 주어야 고루 평등한 세상을 만든다는 내용의 글들이 모아져 있다. 이씨가 그동안 고전을 읽고 현재의 세태와 비교해 각 언론과 책에 발표한 글 중 모아둔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씨의 책 출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북 구미시청에서 36년간 공직생활을 하고 지난 2006년 정년퇴직한 이씨는 틈틈이 고전을 읽고 메모하는 습관이 몸에 밴 사람이다.

"고전이란 그 시대를 대표하고 후세 사람들이 모범이 될 만한 가치를 지난 작품"이라는 생각에서다. 공직에 있을 때와 퇴직 후 그전까지 5권의 책을 펴냈다. '구미의 무형문화재,' '선산·인동부 고시문집', '신목민심서', '구미역사와 인물대관', '선산·인동도호부 선생안 해제' 등이 바로 그런 책들이다. 특히 '선산·인동도호부 선생안 해제'는 조선시대 선산도호부와 인동도호부에 부임한 부사 900여명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을 정리한 것으로 무려 10년이나 걸린 노작(勞作)이다. 여기에는 조선조 무오사화의 원인이 된 '조의제문(弔義帝文)'을 지었던 점필재 김종직(金宗直) 선생이 4년간 선산부사를 지내면서 선정을 펼친 내용도 들어 있다.

이택용씨는 "하객들이 책을 받아 들고 '당신 책 쓰는 사람인 줄은 알았는데 정말 고맙다', '결혼식 때 이런 선물하는 사람이 어디 있노'라며 감사의 말을 전했을 때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앞으로도 계속 고전의 맛과 멋을 오늘에 살리는 작업을 계속 할 계획이다

 

조선일보 2011, 11, 3 박원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