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공문십철(孔門十哲)의 한 사람 자공(子貢)이 심은 해(楷)나무

이정웅 2015. 7. 15. 19:59

 

공문십철의 한 사람 자공이 심은 것으로 전해오는 해(楷)나무의 줄기 (고사 된지 오래 된 둥치)

 자공수식 해나무 표석

해(楷)나무 전경

공문십철(孔門十哲)의 한 사람 자공(子貢)이 심은 해(楷)나무

공자의 사당, 공묘(孔廟)와 후손들이 살고 있는 공부(孔府) 관람을 마치고 공림(孔林)으로 향했다. 공림은 공자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공묘와 마찬가지로 측백나무와 향나무로 꾸며져 있었다. 단 두 수종만으로 이렇게 경이롭게 꾸민 현장을 보니 다양한 수종을 심어야만 다채로운 경관을 연출할 수 있다고 믿었던 고정관념으로는 선뜻 이해하기 힘든 현장이다.

조경을 공부하는 사람은 여행은 물론 영화 등을 많이 보고 견문을 넓혀야 한다는 말이 새삼 다가왔다.

잘 다듬어진 묘도(墓道)를 따라가다가 ‘자공수식해(子貢手植楷)’라고 쓰인 빗돌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글자 그대로 자공(子貢)이 심은 해(楷)나무가 있는 곳이었다.

살아있는 나무가 아니라, 바짝 마른 둥치였다. 그러나 빗물과 햇볕에 상하지 않도록 지붕을 덮은 건물로 보호하고 있어 놀라웠다. 중국은 넓은 나라이자 온갖 것들이 풍부한 나라이다. 자공이 비록 훌륭한 인물이고 그가 심은 나무라고 해도 죽어 말라빠진(?) 나무에 이르기까지 정성으로 보살피는 마음을 보고 사소한 것들도 하찮게 여기지 않는 그들이 대단한 민족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왜냐하면 화성 용주사의 정조가 심었다는 회양목과, 합천 해인사의 애장왕이 심었다는 느티나무는 비바람에 그대로 노출되어 썩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궁금한 것은 해(楷)가 어떻게 나무일까 하는 의문이었다.

식물도감에는 아예 없고, 자전에 ‘나무이름 해(楷)’이며 ‘곡부에 있는 공자묘에 자공이 손수 심었다고 하는 나무’ ‘공목(孔木), 또는 황련목(黃連木)이라고도 부른다’라고 했을 뿐이다.

한학자인 구본욱 박사에게 사진을 보내 해(楷)가 어떤 나무를 말하는 지 물어보았더니. ‘고전번역원에 검색해 보니 <연행기사(燕行記事)>에 ---수수교(洙水橋)를 지나면, 곧, 부자(夫子)의 묘문이다. 묘의 초목을 공림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모두 당시 각 나라에 나는 것을 묘 옆에 옮겨 심은 것으로 가지 수가 많아서 다 분별할 수 없다. 오직 해목(楷木)·시초(蓍草) 두 나무가 가장 뚜렷한데 해목(楷木)이라는 것은 지팡이를 만들 수 있고, 또 바둑판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용두리로는 표주박을, 잎으로는 채소 또는 차도 만들 수 있고, 열매는 즙(汁)을 내거나 기름을 짜면 초를 만들 만하다.---남쪽에는 자공이 손수 심은 해수(楷樹)가 있는데 마르기는 하였어도 썩지 않았기 때문에 후세 사람들이 그 옆에 정자를 세우고 해정(楷亭)이라고 이름 하였다. 서쪽에는 자공이 시묘(侍墓) 살던 곳이기 때문에 그 자손이 여기에서 자공에게 향화(香火)를 받든다. ’라고 한다는 글을 보내왔다.

이번에는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더니 <한국야자수생산자협회> 카페 자료에 다음과 같이 언급되어있다.

‘황련목(黄連木 Pistacia chinensis)은 암수 딴 그루로, 바닷가 백사장부터 표토가 메마른 산정까지 식재가 가능하며, 강산성과 강알칼리성 토양에서도 매우 강한 적응성이 있는 우수한 수종이며 우아한 조경 나무이다. 수고는 20-25m, 잎은 10~12개이고, 꽃은 4월에서 6월에 가지 끝에 길이 15-20cm의 빨강색의 향기로운 꽃을 오랫동안 생성한다. 잎은 가을에 밝은 진홍색 색깔의 찬란한 단풍수이다. 봄에 젊은 새순은 야채로 식용한다. 수지는 진통, 거담제와 진정제이다.

번식은 종자는 약40℃ ~ 50℃ 따뜻한 물에 나뭇재에 2-3 일간 침종하여 종 피의 썩은 과육을 깨끗하게 제거하고, 겨울에 씨를 직파하는 것도 좋다. 종자 유(油)는 식용, 비누, 윤활유, 최고의 바이오 디젤유를 생산하고, 깻묵은 비료로 사용한다. 특히, 향후 고갈될 화석연료를 대신할 유용한 에너지식물이라고 한다.’고 해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얻었을 수 있었다.

위 내용으로 보면 황련목(黃連木)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우리나라에 도입되어 재배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이외에도 건조에도 강하고, 토성도 가리지 않고 잘 자라며, 단풍이 아름답고, 우수한 '바이오 에너지(bioenery)식물이라는 기사가 많다.

해(楷)나무를 심은 자공은 중국 춘추 시대 위나라의 유학자(?B.C.520~?B.C.456)로 성은 단목(端木), 이름은 사(賜). 공문십철(孔門十哲)의 한 사람으로 언어에 뛰어났으며, 노나라와 위나라의 재상(宰相)을 지낸 분으로 유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분이다.

건조에 강하다고 하니 여름철 고온일수가 가장 많은 도시, 대구가 가장 필요로 하는 나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