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단상

황하에서 배를 타고 가서 보는 병령사 석굴

이정웅 2018. 6. 23. 10:23

 

병령사석굴 표지석 관광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하 선착장, 이곳에서 배를 타고 병령사석굴로 간다

병령사 석굴부근의 깎아 지른 듯 한 절벽 그 웅장한 모습이 경이로움을 자나낸다.

누런 물떼가 묻은 황하에서 잡은  잉어 현지인들은 이 잉어로 요리를 해 준다.

가파른 절벽 밑에 제비집처럼 붙어 있는 병령사

병령사 근경

병령사석굴 중에서 가장 큰 부처님 상 17세기에 시작해 청대에 완성했다고 한다,

팔거역사문회연구회 회원들

황하에서 배를 타고 가서 보는 병령사 석굴

중국의 서북 지역 감숙성에 있다. 성도 난주에서 출발하여 버스로 약 2시간 30분 이동하여 황하의 상류 선착장에 내렸다. 황하는 중국에서 두 번째 긴 강이자 이집트의 나일강과 더불어 세계 4대문명의 발상지이다.

가는 길 내내 주변의 산들이 이처럼 메마를 지는 상상하지 못했다. 시안의 강수량이 연 600mm에 불과하고 그 북쪽인 감숙성은 이보다 낮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황량할 줄 몰랐다. 강우 시 물이 흘렀을 골짜기에 형성된 건천(乾川) 주변에는 포플러 숲이 간혹 보이고 위성류도 보였다. 특히, 위성류는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귀해 부자 집 정원수로 간혹 심겼던 나무다. 건조에 강하다는 것을 이곳에서야 알 수 있었다. 지구가 생성된 것이 46억년이라고 하는데 그 긴 세월동안에도 그럴듯한 나무 한 그루 품지 못한 경이로운 현장이다.

강물은 말 그대로 누렇다. 역사책이나 지도에서만 보았던 황하를 모터보트를 타고 거슬러 올라가니 감개가 무량했다.

인근의 유가협(刘家峡) 댐 탓인지 수면은 바다처럼 넓었다. 54Km의 누런 물길을 1시간가량 달려 병령사석굴 입구에 멈췄다. 양안(兩岸)의 기암절벽이 환상적이다. 별유천지(別有天地)라는 표현이 적당할까?

일대의 바위산을 병령석림(炳灵石林)이라고 부른다. 가파른 절벽의 경이로운 모습이 석굴보다 더 아름답다고 말한 이도 있다고 한다. ‘병령’은 티베트어를 음역한 것으로 ‘십만 개의 불상’을 뜻한다고 한다. 불상이 매우 많다는 의미로, 높이 60m의 절벽을 따라 크고 작은 석굴이 200m가량 이어진다. 총 183개 석굴에 694개의 석상과 82개의 소조상이 있다.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대형 미륵보살은 당나라 때 만든 것으로 높이가 27m에 달한다. 이 석굴들은 한꺼번에 완성한 것이 아니라 17세기 초에 시작하여 청나라 때까지 꾸준히 만들어졌다고 한다. 가장 오래된 것은 169번 굴로 420년 북위 시대에 조성되었다.

병령사 석굴은 둔황의 막고굴(莫高窟), 톈수이의 마이지산석굴(麦积山石窟)과 더불어 감숙성 3대 석굴의 하나로 막고굴이 벽화, 마이지산석굴이 소조상이 유명한데 비해 병령사 석굴은 부조가 빼어나다고 한다.

석굴은 먼저 절벽에 작고 네모반듯하게 굴을 파고, 굴의 벽면에 30~40cm 크기의 불상을 대부분 부조(浮彫) 형태로 조각했다. 벽면에 정교하게 조각된 불상은, 마치 소조로 만든 불상을 벽에 접착제로 붙여 놓은 것처럼 보인다.

오늘날 장비로도 접근이 어려운데 그 옛날 가파른 절벽을 어떻게 올라가서 이런 작업을 했을까 깊은 불심이 아니면 결코 해 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긴 세월은 이기지 못해 마모된 불상이 많지만, 옷자락의 주름과 발가락까지 섬세하게 표현된 석상이 적지 않게 남아 있다.

1시간 여 동안 석굴을 돌아보고 현지 주민들이 파는 토속 음식으로 요기를 하고 다시 타고 왔던 모터보트로 처음 출발했던 선착장으로 되돌아 왔다.

인근 식당에서 현지음식으로 저녁을 먹고 성도 난주의 장신국제호텔에서 여장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