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단상

세계 10대 지리 기관(奇觀) 감숙성 칠채산

이정웅 2018. 6. 27. 09:24

 

난주에서 장액으로 가면서 열차내에서 찍은 사진 초원이 넓게 펼쳐져 있다.

대불사 경내의 나무에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는 띠를 붙였다.

거대한 국가지질공원 표지석

다양한 색상을 간직한 칠채산 일부

험한 산을 오르기 쉽도록 목재 계단을 설치해 두었다.

물기가 있는 곳에 형성된 숲

서역에서 석류와 포도를 중국에 가져온 실크로드개쳑자 장건상

단체기념사진

세계 10대 지리 기관(奇觀) 감숙성 칠채산

감숙성 성도 난주시 장산국제호텔에서 하루 밤을 묵고 다음 날 아침 기차를 타기 위해 역으로 이동하여 8시 20분 장액시(張掖市, Zhangye)로 향했다. 한 동안 메마른 고원지대를 지나는가 하면 곧 넓고 푸른 양떼가 한가롭게 풀을 뜯는 초원지대가 나타나는 등 환경의 변화가 심했다. 특히, 민둥산이라기보다 사진으로 보는 달의 표면 같은 삭막한 산을 계단식으로 개간하여 나무를 심고 어떤 곳을 호스로 급수작업을 하는 등 대규모 녹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현장이 보였다. 60~70년대 어린 나이로 소위 부역(?)에 동원되어 마을 어른들과 함께 식수(植樹) 작업에 참여했고 그 산이 지금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만큼 우거진 모습을 직접보고 있는 우리로서는 감회가 남달랐다,

또한 역사(驛舍) 주변이나 지나치는 소도시마다 큰 토목 사업을 벌이고 있어 중국 대륙이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 제국의 영화를 되찾으려 하는 것 같아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중국의 장래가 어둡지만 않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3시간여를 달려 11시 35분 장액시에 도착했다. 장액는 한(漢)나라 관리 장건(張騫, ?~BC114)이 무제의 명을 받고 기원전 139년 일단의 사절단을 이끌고 시안을 출발하여 적대관계에 있던 흉노를 견제하기 위하여 오늘날 카자흐스탄 부근에 있었던 튀르크계 유목민 월지국(月氏國)과 동맹을 맺기 위해 갔던 곳이다.

그러나 당시 서역에 대한 지리정보가 전무했던 시대라 오히려 흉노에게 잡혀 10년 동안 포로 생활을 했다. 이후 대완국(大宛國, 오늘날 타슈켄트지역에 있었던 나라)을 거쳐 월지국에 다다랐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채 13년만인 기원전 126년 돌아왔다. 비록 의도한 바와 같이 동맹을 맺는 데는 실패했지만 중앙아시아로 가는 통로를 개척하여 동서의 교통과 문화 교류의 길을 여는데 크게 공헌하였다.

그는 실크로도를 개척한 공로와 함께 석류와 포도를 서역에서 처음으로 중국에 가져온 인물이기도 하다. 문익점이 원나라로부터 목화씨를 가져와 우리나라에 의류혁명을 일으킨 사례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나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흥미로운 인물이다.

현지식당에서 중식을 먹었다. 본디 체질이 국제화(?)되지 못해서 그런지 향신료냄새가 식욕을 떨어트렸다. 미리 준비해간 고추장으로 밥만 덜어서 비벼먹고 요기를 했다.

장액에서 첫 번째 찾은 곳이 중국 최대의 누운 불상이 있는 대불사였다. 규모가 클 것이라고 생각했던 예상이 빗나갈 만큼 그냥 아담한 그렇지만 정결하게 관리되고 있는 절이었다. 불상을 보고 나와서 매점에서 파는 소원을 적은 띠를 사서 나무 가지에 걸었다. 내 생애 다시 이 먼 곳을 올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과 장엄한 불상이 있는 이곳에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는 바램을 남겨두고 가고 싶었다.

고찰답게 경내에는 오래된 나무들이 많았다. 특히 잘 생긴 수양버들이 있어 가보았더니 수령이 약 90년 감주구보호수 제1호였다. 우리나라 보호수제도와 같았다.

시가지내 가로수 주종이 수양버들이어서 운치가 더했다. 사찰을 나와 장액여행의 백미로 꼽히는 칠채산으로 향했다. 칠채산(七彩山)은 이름 그대로 일곱 가지 색을 나타내는 산이라는 뜻이다. 중국국가지질공원으로 정식명칭은 “칠채단하경구(七彩丹霞景區)”이다.

안내 책에는 국가AAAA급여유경구이자 세계10대신기지리기관(世界十大神奇地理奇觀)이다.

입구에 우뚝 서 있는 지질공원 안내표석이 인상적이었다. 습기가 다소 남아있을 계곡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나무 한 그루 자라지 않는 메마른 산이다. 흙의 성분이 일곱 가지이기 때문에 일곱 가지 색을 나타낸다고 한다. 사람이 살기에는 매우 부적합 곳이나 이런 기이한 현상이 흥미를 끌자 세계적인 관광지로 개발해 주어진 자원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물이 인간에게 없어서 안 되지만 식물에도 필요불가결하다는 교육장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원시의 자연과 같은 이곳을 관람객들이 쉽게 접근하도록 포장도로를 내고 가파른 곳에는 목재계단을 설치하여 쉽게 구경할 있도록 해 놓았다.

이러한 중국인들의 상술(?)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현실이 떠올랐다. 우리나라가 이런 곳을 이렇게 개발한다면 환경단체가 동의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자연은 소중하고 인류가 보존해야할 가치가 있지만 자연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 중 인간을 도외시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감탄을 연발하면서 홍보물의 내용과 같이 기관(奇觀)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데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늘 그렇지만 여행은 자신이 사물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또 다른 낯선 곳을 통해 내면의 생각마저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허리가 부실해 일행과 함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소 무리였지만 이 이름다움 경관을 놓질 수 없어 무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