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초등학교 교화·교목 절반이 '외래종 숲' | ||||||||||||
외래종에 밀려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는 토종식물에 대한 보호책이 시급한 가운데, 대구지역 학교에서 선정한 교화(校花)와 교목(校木)마저 외래종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학교의 상징물인데도 정확한 식물명을 사용하지 않거나 중복지정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깊이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영남일보가 대구시내 초등 205개교의 교화와 교목을 학교 홈페이지와 전화통화로 분석한 결과, 교화의 경우 외래종인 장미를 채택한 학교가 절반인 102개교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히말라야가 원산지인 히말라야시더를 25개교에서 교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교화와 교목지정도 천편일률적이다. 교화의 경우 장미 다음으로 목련이 29개교, 개나리가 26개교로 이 세 가지 식물을 교화로 지정한 학교가 전체의 75%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목의 경우는 향나무(59개교), 느티나무(43개교), 은행나무(30개교), 소나무(29개교), 히말라야시더(25개교) 등 다섯 종의 나무를 교목으로 지정한 학교가 전체 학교의 90%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시내 초등학교의 교화 식물종 수는 11종, 교목은 20종에 그치고 있다. 토종 등 수많은 식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각 학교에서 같은 꽃과 나무를 중복지정한 것은 교화나 교목이 각 학교의 특징을 나타내는 상징물의 의미를 이미 상실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확한 식물명을 사용하지 않아 학생들에게 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배롱나무와 백일홍이 대표적인
반면, 학교 상징물 선정이 잘된 학교도 있다. 대구종로초등은 본관 앞에 보호수로 보호받고 있는 회화나무를 교목으로 하고 있다. 회화나무는 예로부터 '학자수' '선비목'이라고 할 만큼 선비의 기품을 닮았다고 전해진다. 대구해서초등의 교목은 측백나무인데 인근에 천연기념물 제1호인 측백나무 군락지가 있어 상징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교화와 교목지정의 문제점을 미리 알고 내년부터 바꾸는 학교도 있다. 대구황금초등은 현재의 교목인 히말라야시더를 소나무로 바꾸기로 했다. 김주경 교감은 "담장을 허물고 공원을 조성하면서 뿌리가 약해 넘어질 위험이 많은 히말라야시더를 우리 나무로 바꾸자는 논의가 있었다. 학부모와 지역인사, 교사로 구성된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교목을 변경키로 결정하고 학교에 소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말했다. 김용원 계명문화대 교수는 "상징물을 지정할 경우 모습만 아름답다고해서 지정하는 것보다 식물 전문가들과 의논해서 식물의 기풍이나 상징성 등이 학교의 교육지표와 일치하는 식물을 지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대구에서 발견된 대구으아리(미나리아재비과), 큰구와꼬리풀(현삼과)이나 이팝나무(물푸레나무과), 측백나무 등은 좋은 상징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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