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이야기

대구에서 가장 먼저 사과나무를 심은 사람은 누굴까?

이정웅 2008. 10. 17. 21:03

대구에서 가장 먼저 사과나무를 심은 사람은 누굴까?

1899년 현재 동산의료원의 전신인 제중원을 설립한 닥터 존슨(한국명 장인차)이었다. 그는 이듬해 제중원을 현재 병원으로 이전, 신축할 때 사택을 지으면서 뒷마당에 미국서 갖고 온 스미드 사이다, 레드 베어민, 미주리 등 3개 품종 72주를 심는다. 현재 수령 77년의 2세 사과 나무(사진) 한 그루가 살아 있는데, 당초 중구 남산동 사택 정원에 자라고 있던 것을 지금 동산의료원 선교박물관 앞 정원에 옮겨심은 것이다. 2000년 10월 대구시 보호수 1호로 지정된다. 나무 높이는 7m, 둘레는 90㎝.

1943년판 대구부사에 따르면 1911년 현재 능금 재배현황 자료가 있다. 일본인 56명이 81.3정보, 한국인 18명이 62.8정보, 미국인 1명이 3정보로 기록돼 있다. 대구에 첫 기독교 선교사가 온 것은 1893년 4월22일 부산에 있던 미국 북장로회 전도국에서 파견한 윌리엄 M. 베어드(한국명 배위량). 그때 배위량은 대구 선교 기지만 탐색하고 돌아갔고, 1897년 봄 제임스 E. 아담스(안의와)가 와서 대구읍교회 초대목사가 된다. 이듬해 닥터 존슨 내외가 대구에 와 교회를 만들고 제중원을 연다.

특히 일본인들은 사과밭 투기에 전격 나선다. 동문 밖(동아백화점 일원)에서 토목건축자재상을 하던 가미야(神谷) 같은 자는 지금의 동문성에 수천여평의 밭을 사서 사과밭을 일군다. 상인 나카하라는 지금의 대구시청 일대 1만5천여평(4만9천500여㎡)을 평당 5전에 사서 과수원을 만든다. 이 자는 운좋게도 1907년 대구이사청(현 대구시청)이 청사부지를 매입할 때 평당 50전씩 받아 폭리를 취한다. 이 소문을 들은 적잖은 일본인들이 사과밭 투기에 가세한다. 토지있는 한국인까지 가세를 한다. 결국 대구는 뒷날 '동양 최고의 사과 산지'가 되는 길이 열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