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이야기

'마을미술가' 김정희 씨 '알콩달콩 삼덕동'펴내

이정웅 2008. 11. 24. 20:02

'마을미술가' 김정희 씨 '알콩달콩 삼덕동'펴내
 썰렁한 벽엔 그림·집집마다 개성있는 문패…
 '생기 넘치는 마을 만들기' 10년 활동 책으로 나왔다
/정혜진기자 junghj@yeongnam.com /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삼덕동을 무대로 벽화를 그리고 동네 미술대회를 열고 동네 미술관을 운영해 온 마을미술가 김정희씨가 그동안의 이야기를 모아 '알콩달콩 삼덕동'이라는 책을 냈다.
삼덕동을 무대로 벽화를 그리고 동네 미술대회를 열고 동네 미술관을 운영해 온 마을미술가 김정희씨가 그동안의 이야기를 모아 '알콩달콩 삼덕동'이라는 책을 냈다.
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인 1998년 11월, 대구 삼덕동의 한 주택이 담을 허물었다. 대구YMCA에서 간사를 하던 김경민씨가 집 마당을 동네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방하기 위해서였다. 막상 담을 허물고 나니 옆에 있는 담이 덩그러니 쓸쓸해보였다. 미대를 졸업하고 삼덕동에서 어린이를 위한 미술 교실을 하던 김정희씨는 그 담에 벽화를 그리게 된다. 목공소에서 얻은 톱밥과 동네 페인트 가게에서 사온 핸디코드를 섞어 그린 톱밥 벽화 '해님달님'. 캔버스가 아닌 탁 트인 벽에 작업을 하는 것도 좋았고, 동네 아주머니들이 시장 갔다 오면서 예쁘다고 칭찬해 주니 더욱 즐거웠다.

그렇게 시작된 삼덕동의 '마을미술가'로서의 삶. 동네 주인들의 허락을 얻어 그린 각종 벽화들, 동네 어린이와 함께 한 꾸러기 미술대회, 집집마다 개성있는 문패 만들어 주기, 인형마임축제, 동네 미술관인 빛살미술관 운영, 그리고 이제는 아트 바이크(예술 자전거) 작업까지. 삼덕동에서 10년동안 주민들과
부대끼며 마을만들기 작업을 같이 한 마을미술가 김정희씨(36)가 그동안의 이야기를 엮어 '알콩달콩 삼덕동'이라는 책을 냈다. 오는 27일 열리는 동네 잔치 때 주민들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뭔가를 시도해 보기 위해 삼덕동에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그저 있다보니 해야 할 일이 생기게 되었고, 해야 할 일을 하다 보니 또 뭔가가 생겨나고 그러다 보니 10년이 되었어요. 그동안 마을에서 벌어졌던 작고 큰 사건들이 모두 다 소중해서 책을 내게 됐어요."

마을을 주 무대로 미술 작업을 하는 그는 미술도 마을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도구라 생각한다. 마을미술가로 삼덕동 마을 만들기에 참가한 이야기를 유쾌한 필체로 담았다. 대구YMCA의 희망자전거 제작소에서 아트 바이크 팀장을 맡아 예술 자전거를 만드는데 여념이 없는 김씨는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누비는 삼덕동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재개발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삼덕동에서 그의 꿈이 이뤄질지 궁금하다.
2008-11-24 07:18:1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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