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이야기

천도교와 최재우

이정웅 2009. 3. 27. 21:50

4월 5일은 천도교 최대의 명절인 '천일(天日)'이다. '천일'은 천도교를 세운 수운(水雲) 최제우(崔濟愚·1824~1864) 대신사(大神師)가 1860년 한울님으로부터 무극대도(無極大道)를 받은 날이다. 올해 창도(創道) 150년을 맞아 천도교는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갖는다.

천도교 역사

경주 출신인 최제우는 1860년 4월 5일 경주 용담정에서 수행하던 중 신비한 종교 체험을 겪게 된다. "몸이 떨리고 마음이 추우며 신령스러운 기운과 접하는 증상 가운데 한울님의 말씀이 들리는" 경험을 한 것이다. 최제우는 한울님이 결코 나와 다른 공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모시고 있고[侍天主]' '사람이 곧 한울님[人乃天]'이라는 것을 중심사상으로 삼게 된다. 이후 포교에 나선 수운은 1864년 "세상을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붙잡혀 참형을 당했다.
창시자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가르침을 따르는 동학(東學)의 교세는 급속하게 확장됐다. 그러나 동학 운동을 이끌던 2세 교조 해월(海月) 최시형(崔時亨·1827~1898) 역시 체포돼 참형됐다. 3세 교조인 의암(義菴) 손병희(孫秉熙·1861~1922) 때 천도교는 교인이 200만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의암은 '동학'을 '천도교(天道敎)'로 개칭했다. 하지만 의암이 3·1운동과 독립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일제의 탄압이 심해졌고, 광복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교인이 있던 북한 지역이 막히면서 점차 교세가 감소했다.
▲ 천도교를 창시한 수운 최제우와 그가 깨달음을 얻은 경주 용담성지. /조선일보DB
다양한 기념행사

4월 4~5일 천도교가 시작된 경북 경주시 일원에서 기념행사를 갖는다. 4일 오후 2시 해월 선생의 동상이 있는 경주 황성공원에서 동상 참배식을 갖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학생 글짓기, 그림 그리기 대회가 열리고 동학군(軍) 마임놀이와 수운 대신사 무극대도 퍼포먼스, 3·1독립운동 퍼포먼스가 열린다. 오후 4시 30분부터는 경주 노동고분공원에서 경축 전야제와 불꽃놀이도 펼친다. 천일인 4월 5일 오전 11시에는 경주시 현곡면 용담성지에서 천일 기념식을 갖는다. 김동환 천도교 교령은 "인류가 물질문명의 병폐에서 살아남을 길은 시천주 인내천 사상"이라며 "사람 섬기기를 한울님같이 하라는 '사인여천(事人如天)'의 윤리가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읽는 동경대전·용담유사

수운이 득도 후 1863년까지 3년간 집필한 천도교의 한문경전인 《동경대전(東經大典)》과 한글가사로 된 《용담유사(龍潭遺詞)》가 윤석산씨의 번역과 주해로 《동학경전》(동학사)으로 엮어져 출간됐다.
 
입력 : 2009.03.26 2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