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이야기

윤순영 구청장이 오늘의 DJ… 음악과 사연 담아

이정웅 2010. 7. 28. 21:38

구청장이 오늘의 DJ… 음악과 사연 담아

윤순영 중구청장 음악프로 출연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이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 DJ로 나선다. 오는 30일 오후 8시 6분부터 8시 55분까지 방송되는 대구교통방송 개국 11주년 특집 프로그램인 '운전가요앨범 오늘은 나도 DJ'코너에 특별 출연해 1일 DJ로 나서게 된 것이다.

여고시절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는 윤 구청장이 이날 DJ의 자리에서 선곡한 노래는 한영애의 '선창'과 패티김의 '4월이 가면'. 사연은 뭘까?

'선창'은 고인이 된 윤 구청장의 아버지께서 기분이 좋을 때면 흥얼거렸던 애창곡으로, 부친께서 선창을 부르면 어머니께서는 두 눈을 지긋이 감고 노래를 감상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회상한다. 요즘도 방송에서 '선창'이 흘러나오면 생전 아버지의 다정했던 모습이 떠올라 그리움에 사무친다고 그는 고백한다.

패티김의 '4월이 가면'은 10년 전쯤 연극인 박정자씨가 대구공연을 끝내고 뒷풀이 장소에서 이 노래를 불렀는데, 얼마나 노래를 잘 부르던지 단번에 매료됐다고 한다. 노래를 잘하는 박정자씨가 부러워서 가끔 노래방에 갈 때면 윤순영 버전으로 패티김의 '4월이 가면'을 불러보지만, 왠지 노래의 참맛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아쉬워한다.

노래와 함께 그의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윤순영 구청장은 "여고시절 짝사랑했던 총각 선생님께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영화 '언제나 마음은 태양'의 주제곡인 LuLu의 'To sir with love'란 신청곡과 깨알 같은 사연을 적은 엽서를 방송국에 수차례 보냈지만, 한 번도 선곡되지 않아 실망할 때가 많았다"면서 "30년이 지난 지금 여고시절 선망의 대상이던 음악 프로그램 DJ로 나서게 돼 감회가 새롭고 벌써부터 설레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비록 하루짜리 DJ지만 청취자들에게 감미로운 음악을 소개하면서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시절로 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운전가요앨범 연출을 맡고 있는 도기창 PD는 "감성적인 음악프로에 딱딱한 이미지의 구청장을 섭외하는 것이 부조화일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구청장을 통해 음악과 문화, 삶의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새로운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아 이번 코너를 기획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기관·단체장들을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시켜 음악과 예술, 문화에 대한 소양을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해 문화도시 대구를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