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이야기

울릉도 명물 호박엿인가 후박엿인가

이정웅 2011. 3. 20. 07:48

 

 호박엿의 재료 호박

 완제품 호박엿

호박엿 공장

 

 

호박엿인가 후박엿인가

 

울릉도 명물 호박엿은 울릉도의 특산물답게 육지의 다른 지방에서 생산되는 엿과 몇 가지 다른 점이 있다.

첫째는 잘 굳지 아니하고 항상 말랑말랑하며.

둘째는 입천장에도 붙지 아니하여 치아가 약한 어른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점이다.

또 다른 이유로 지나치게 달지 않는 점도 있다.

그런데 울릉도가 명품 호박엿을 생산하게 된 배경은 개척 당시의 궁핍한 생활이다. 1883년(고종 20) 5년 간 세금을 감해 주는 조건으로 입도한 16가구 54명이 울릉도 땅에 정착해서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 조정에서는 벼 20석, 콩 5석, 조 2석, 팥 1석과 종자소로 암수 각 한 마리를 지원했다.

호박엿의 재료 호박

토지도 개간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풀뿌리나 나무뿌리를 걷어내고 돌을 골라내 파종해야했기 때문에 작업도 힘들었지만 초기 생산은 크게 좋지 아니하였을 것이다.

이 때 서달령 고개 부근에도 열대여섯 가구가 여기저기 흩어져 살고 있었다.

그 중 한집에 과년한 딸이 있었는데 이른 봄 육지에서 가져온 호박씨를 울타리 밑에 심었다. 이 호박은 울릉도 기후에 잘 맞아 나날이 자라 꽃이 피고 호박이 열렸다.

그러나 열매가 채 익기 전에 이웃마을 총각과 혼례를 올리고 시집을 같다.

호박은 처녀가 시집 가고난 후에도 주렁주렁 열렸다. 여름 내내 따 먹고도 남아 가을에는 방안을 가득 채웠다. 겨울이오고 눈이 내려 무료한 날 호박으로 죽을 쑤었는데 그 맛이 일품이었다. 그래서 해마다 호박재배는 늘어나고 겨울에는 역시 죽을 쑤어 먹었다.

진하게 끓이다보니 조청이 되고 이것이 더 발전하여 엿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울릉도 사람은 처음에는 후박(厚朴)나무로 엿을 만들어 후박엿이라 했다가 나중에 호박으로 엿을 만들면서 호박엿이 되었다고 믿고 있다.

녹나무과의 후박나무는 상록 활엽수로 울릉도 군목이기도 하다. 소화불량 등에 좋다는 이야기가 있어 껍질로 조청을 고아 먹어본 사람의 증언에 의하면 색이 검고 써서 엿을 만들기에 부적합하다고 한다.

현재 울릉도에서는 주로 가락엿, 판엿, 조청 등을 생산하고 있으나 육지의 경재업체는 오미자엿 등 맛이 좋으면서도 건강에 좋은 엿을 생산하고 있어 분발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