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이야기

성인봉의 전설과 원시림

이정웅 2011. 3. 29. 20:51

 

성인봉의 전설과 원시림

 

 

성인봉 울릉도는 산이 없고 봉우리만 있다

굴거리나무

우리나레에서는 울릉도에만 자생하는  회솔나무

우리니라에서는 울릉도에만 자생하는 솔송나무

 

 

 섬조릿대

만병초

 

울릉도의 최고봉인 성인봉(聖人峰, 984m)은 아직도 사람의 발자국이 닿지 않는 곳이 있을 만큼 원시림이 보존된 지역일 뿐 아니라, 365일 중 300일 이상 안개에 쌓여 있어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

따라서 신비의 섬 울릉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형제봉, 미륵봉, 나리령 등 크고 작은 봉우리를 거느리고 있는 성인봉을 올라 봐야 한다. 울릉도 사람들에게도 신성한 산으로 대접받고 있음이 전설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오늘 날 본천부로 불리는 천부 마을에는 손녀를 데리고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사는 한 할머니가 살고 있었다.

겨우내 쌓였던 눈이 녹고 새싹이 막 돋아나는 화창한 봄이었다. 할머니는 이웃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물하러 갔다. 산이 깊고 험해 길을 잃기 쉽기 때문에 모두들 가까이에서 작업을 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막상 작업에 들어가면 서로가 많이 뜯고 좋은 산나물을 뜯기 위해 흩어지기 십상이었다.

그 날도 할머니는 어린 손녀를 가까이 두고 나물을 뜯었으나 잠시 잠깐에 손녀와 헤어지게 되었다.

날이 저물어 가는데도 손녀는 나타날 줄 몰랐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아무리 큰소리로 불러도 대답은 없고 메아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할 수 없이 찾는 것을 포기하고 마을로 내려와 동네 사람들에게 알렸고 청년들이 횃불을 들고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찾았으나 역시 허사였다. 포기하고 마을로 내려온 사람들은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다음 날 먼동이 트자마자 산으로 올라 가 이 골짝 저 골짝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찾았다. 그 때 누군가 큰 소리로 ‘찾았다’하고 외쳐 모두들 그곳에 모였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눈이 휘 둥그레졌다. 소녀가 접근하기 어려운 청년들도 밧줄로 타고 내려가지 아니하면 닿을 수 없는 가파른 절벽의 중턱이었기 때문이었다.

마을 청년들의 노력으로 무사히 구조했더니 땅에 발을 디디는 순간 기절하고 말았다. 빨리 마을로 옮겨 응급조치를 취했더니 조금 있다가 깨어났다.

마을 사람들이 어떻게 그 위험한 곳을 올라갔느냐고 물었더니 ‘나물을 뜯다가 잠이 와서 잠시 잠이 들었는데 꿈에 백발을 한 노인이 나타나 어린 아이가 이런 곳에서 자면 안 된다고 하면서 따라 오라하여 갔더니 커다란 기와집이 있고, 방안에는 푹신한 이불이 있었으며 자장가를 불러주어 잠들었는데 누가 부르는 소리가 나기에 깨어났다.’고 했다.

그 후 마을 사람들은 꿈속의 그 노인을 성인(聖人)이라 불렀으며 그 노인이 살고 있는 곳이라고 하여 성인봉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성인봉은 또한 식물다양성도 높기 때문에 북면 나리리 산 44-1일대 178,513m2(54,000평)의 원시림을 1967년 (천연기념물 제 189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울릉도는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고 위도 상으로는 38선에 가까운 37도선이나 해양성기후를 유지하기 때문에 육지와 전혀 다른 식물상을 나타낸다.

성인봉의 원시림은 울릉도의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성인봉을 중심으로 나리령, 말잔등, 미륵봉, 형제봉의 산줄기를 따라 형성된 숲을 말한다. 주 수종은 너도밤나무이나, 섬조릿대, 솔송나무, 섬단풍, 섬피나무, 두메오리나무, 섬괴불나무 등 울릉도 특산식물과 , 헐떡이풀, 섬말라리, 산마늘, 개종용, 섬남성 등 다양한 희귀식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성인봉이 어느 산의 최고봉인지 밝혀진 자료가 없어 사뭇 흥미롭다. 예를 들면 지리산은 최고봉이 천왕봉이요, 소백산은 비로봉인데 그렇다면 성인봉도 어느 산의 한 봉우리인데 근원이 없다는 점이 이상하다.

그 원인은 울릉도 전체를 하나의 산 즉 우산(于山)으로 보고 성인봉을 위시한 미륵봉, 알봉 등 모두 주산 우산의 한 봉우리로 여겼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