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신천에스파스를 살려 주세요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도시 파리에는 아름다운 세느강이 있습니다. 그 강변에 르노자동차공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여느 도시들이 다 그렇듯이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공장을 외곽지로 옮겨야 했습니다. 그러자 그 자리에 노숙자들이 들끓으면서 우범지대가 되었음은 물론 미관상으로도 흉하게 되었습니다.
에스파스현장
이를 보다 못한 파리의 한 시민단체가 시정부에 건의해 그들에게 그 곳을 아름답게 가꾸게 하고 대신 임금을 주어 자립하는 기틀을 마련하여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었다고 합니다.
대구 YMCA 김경민 사무총장은 이 사례를 대구에 도입해 많은 시민들의 사랑받는 공간인 신천을 아름답고 깨끗하게 하게 가꾸고, 취약계층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자 프랑스시민단체 이름을 그대로 따와서 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조직한 단체입니다.
처음 이 사업을 기획하면서 자문을 구할 때 나는 기꺼이 협조하기로 했습니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늘 시민 편에서 일하는 김 총장의 인품을 잘 알고 있었고 나 역시 시민들의 따뜻한 사랑으로 푸른 대구를 가꾸는데 일조한 경험이 있어 마지막 봉사기회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처음 사람을 모집할 때 지원자가 꾀 많았습니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그 만큼 많다는 증좌일 것입니다. 그러나 김 총장은 노숙자, 여성, 고령자를 우선하여 팀을 만들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마찰도 끊이지 않았지만 사랑으로 감싸 안고 지금까지 이끌어 왔습니다.
둔치는 일부 시민이 버려 놓은 쓰레기로 보기도 싫었지만 악취도 났습니다. 그러나 단원들은 삽과 곡굉이로 땅을 파서 습지와 논을 만들고, 꽃과 나무를 심고 양동이로 강물을 퍼 날라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이 소박하고 정겨운 곳은 시민들에게는 휴식공간으로, 유치원, 초등학교학생들에게는 생태학습장으로 활용되어 시민들의 발길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국내의 환경단체는 물론 UN산하 NGO들도 다녀 갈 만큼 명소가 되었습니다.
특히 모 방송국에서는 2회 연속 특집으로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대구 YMCA가 내분에 휩싸이면서 지방정부의 지원이 중단 되는 등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단원들도 뿔뿔이 흩어져 단 두 명이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다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치는 공간이 되도록 사태가 빨리 수습되었으면 합니다.
시민 여러분의 성원을 부탁합니다.
신천에스파스 자문위원장 이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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