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진천레미안아파트, IMF때인데도 불구하고 분양이 잘 되었다.
대구수목원과 진천 레미안 아파트 사이, 당시에는 논으로 아파트에서 수목원이 한눈에 조망되었다. 조성 중인 수목원 현장
정신없이 바쁠 때 어떤 사람이 찾아와서 삼성물산에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용무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건설 중인 진천레미안아파트 현장 소장이라고 했다.
‘분양전단지 즉 찌라시를 만드는데 이렇게 해도 되겠습니까.’하면서 내 미는 인쇄물을 보니 ‘아파트에서 도보 5분, 15만평의 대구수목원을 우리 집 정원 같이 누리 수 있다’ (지금 기억으로는 대충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고 하는 표현과 함께 아파트와 수목원조감도를 엮은 그림이었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이었고 또 바쁘기도 하여 ‘다음에 만나 한 번 더 검토해보자’는 말을 하고 돌려보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약속과 달리 인쇄를 하여 배부하고 있었다. 국내 굴지의 기업이라 신뢰하고 있었는데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는 IMF직후라 건설경기가 불황일 때였다. 그런데도 분양이 잘 되다. 기업 이미지도 좋지만 전단지 광고가 구매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하였다는 생각을 하니 괘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소장을 불렀다. 약속을 어겨도 되느냐고 나무라면서 이미 지난 일이고 하니 화면이 큰 교육용 전자제품 한 대를 기증하라고 했다. 청소년들과 시민들에게 강의할 때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삼성이라고 기증자를 밝히면 기업의 이미지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그의 대답은 전자와 건설부분은 서로 다르며 대구에는 지역을 담당하는 삼성총괄책임자가 있으니 그와 협의해 보라며 자기로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 후 진천레미안 아파트는 프리미엄이 3,000만원이나 올랐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일부 입주 예정자는 조성 중인 수목원을 찾아와 일하는 사람들에게 냄새는 나지 않느냐, 언제 완공하느냐하며 묻기도 했다고 한다.
그 후 레미안에 사는 아는 분이 놀러왔다. 나는 농담으로 백분의 일이나 천분의 일은 수목원발전기금으로 내 놓으라고 했다.
지금은 대진중학교, 정부종합청사, 상가 등으로 수목원이 직접 보이지 않지만 그 때는 전부 논이어서 한 눈에 조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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