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업직공무원과 그 가족들의 기념식수 동산
‘큰 나무를 심는 다’, ‘좁은 인도에도 가로수를 심는 다’는 등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1996녀부터 2000년까지 당초 목표 300만 그루 나무 심기 계획을 1년 앞당겨 그것도 100만 그루 이상 초과달성했다. 따라서 그 이후 목표를 수정하여 1,000만 그루 나무심기로 계획을 확대했다.
이때 수목원도 1단계공사도 완료되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고 볼거리가 있게 되었다.
임업직공무원과 그 가족들이 함께 수목원에 나무를 심고 세운 표석, 외진 곳에 버려져 있다시피 해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당시 푸른 대구가꾸기에 참여했던 직원 82명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식수동산 표석 뒷면 이 중에는 퇴직한 분, 고인이 된 분, 현직에 있는 분도 있다.
뭔가 뜻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시도한 것이 임업직(현, 녹지직)직원은 물론 그 가족들을 초대해 수목원에서 기념식수를 하고자 했다. 몇 곳에서 언급했었지만 임업직공무원은 한직(閒職)인데 비해 일은 많다. 특히, 봄철은 나무심기 하랴, 산불 예방하랴 휴일도 없이 근무해 가족들과 함께할 시간이 없다.
따라서 부인과 아이들에게 아버지가 비록 가정에 소홀하지만 하는 일이 결코 보람 없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가족들을 초대해 수목원 한쪽에 나무를 심었고 오래 기념이 되도록 표석도 세웠다.
그런데 최근 수목원에 가서 표석을 찾으니 당연히 있어야 할 자리에 표석이 없었다. 만나는 직원마다 어디 있느냐고 물었으나 한결같은 대답이 모른 다는 것이었다. 공사를 1,2,3,4단계로 나누어 연차적으로 했기 때문에 어디 묻혔나보다 생각은 했으나 한 편으로는 그 때와 달리 지금 호사(?)를 누리고 있는 후임자들의 무성의에 화가 나기도 했다. 혹 현장을 순찰하거나 작업 중에 발견되면 연락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답변을 못 듣고 있던 중 다시 수목원에 갔다가 내가 근무할 때 무기 계약직으로 임용했던 김병도님을 만났다.
혹시나 해서 물어 보았더니 달서구청이 천수봉(수목원 뒷산)에 등산로를 조성했는데 그 입구에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현장에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왼쪽에는 2001, 3, 21 제1기 사무관 승진 자 일동이 심은 ‘새천년맞이기념식수’ 표석이, 오른 쪽에 임업직공무원과 그 가족들이 심은 ‘기념식수동산’ 표석이 풀 속에 나란히 서 있었다.
그렇다. 정규직 공무원들은 2~3년 근무하다 옮겨가기 때문에 모를 수 있지만 무기 계약직은 10~20년 또는 그 이후 퇴직할 때까지 그곳에 있으니 그럴 수 있겠구나 생각했으나 그 의미 있는 표석이 외진 곳에 버려져 있다시피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후임자들의 무관심에 만감(萬感)이 교차했다.
비문을 읽어 내려갔다.
‘우리 임업직공무원과 그 가족 일동은 우리들이 자녀들이 꿈을 펼치고 있는 이 대구를 보다 아름답고 쾌적한 도시로 가꾸기 위해 불같은 열정으로 이 일을 이끌어 오신 문희갑 시장님과 함께 300만 그루를 1년 앞당겨 달성한 것을 오래 기념하기 위해 새천년이 시작되는 첫해 이 동산에 나무를 심고 비를 세웁니다.’
2000, 3, 4 임업직공무원과 가족일동
뒷면에는 당시 82명의 임업직공무원 전원의 이름이 새겨져있었다. 이들 중 이미 고인이 된 분도 있고, 퇴직한 분도 있고, 현직에 있는 분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함께 푸른 대구를 만드는데 앞장섰던 분들이다.
‘ 강신구, 강영희, 강용태, 강점문, 곽노복, 권명구, 권영시, 김광락, 김남구
김동열, 김무환, 김영식, 김선혜, 김영식, 김영창, 김옥재, 김용웅, 김재광
김장길, 김정호, 김종배, 김중덕, 김진원, 김창영, 김태규, 김희천, 남성환
남정문, 문대희, 문상진, 박기운, 박기홍, 박남현, 박대수, 박만수, 박성원
박세태, 박인환, 박치용, 서일교, 신홍근, 심해택, 안봉환, 안응영, 양재령
예병관, 유성태, 이경옥, 이동춘, 이상규, 이상석, 이상윤, 이상추, 이성진
이영철, 이우순, 이재국, 이재수, 이재원, 이정웅, 이종영, 이천식, 이한중
임성식, 임종일, 임호석, 장원도, 장정걸, 전삼렬, 전채영, 정상영, 정오성
정진우, 조용섭, 최병섭, 최병우, 최영근, 최종출, 최한부, 최한석, 황병윤
홍만포.’
특히, 이들 중 강점문, 황병윤, 이우순, 김희천, 남정문님은 수목원관리소장을 지냈고, 이영철님은 현직 소장이다.
그 때 기념식수를 하면서 의도했던 바와 같이 남편이나, 아버지가 하는 일에 그 가족들이 얼마나 이해하고 긍지를 느꼈는지 모르나 대구가 푸른 도시로 자리 매김 되게 하는 일에 임업직공무원 가족들의 작은 보탬도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이 표석이 유일하다.
그때 동참했던 가족들이 가끔은 수목원을 찾아와 그때 심은 나무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얼마나 자랐는지 살펴볼 것이다. 그런데 표석이 없으니 얼마나 서운해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루 빨리 제자리로 옮겨 놓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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