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수목원이야기

성서화훼포지사용 전말

이정웅 2016. 6. 11. 07:28

성서화훼포지사용 전말

두류공원에 있던 사무소와 꽃 생산 포지를 대곡동으로 이전 한 얼마 후 수목원을 만들라는 지시가 있었다.

제일 큰 문제는 꽃 생산이었다. 연간 80만 포기 생산하려면 적어도 10,000평 이상 땅을 확보해야 하는데 수목원 만드는데도 돈이 많이 든다고 비판하고 있는 마당에 포지를 새로 사서 조성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컸다. 그렇다고 꽃 생산은 중단할 수도 없다.

사실 수목원이 꽃을 생산해 해마다 구·군·사업소에 공급하는데 대해 나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시가지를 아름답게하기 위해 연간 80만포기의 꽃을 생산하는 성서 화훼포지,  당시 하수과 김대묵과장의 배려로 활용하게 되었다.

재배 중인 꽃

 

김대묵 과장의 배려로 도화엔지니어링 임시 현장사무실을 인계받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16년이 지난 지금 건물이  낡아 2층은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구·군도 엄연한 독립된 지방자치단체이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역내의 화훼업자를 보호하는 것도 시정부가 해야 할 일 중의 하나인데 민간의 업무까지 시가 독점하게 되면 그들의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시간이 없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진훈 환경국장(현, 수성구청장)이 주관하는 과장, 사업소장 회의에서 논의해야 했다. 그 때 하수과 김대묵 과장(지하철건설본부장으로 퇴임)이 당분간 성서의 빈 땅(55,111m2, 1,6671평)을 활용하라고 했다.

분뇨처리장을 증설하기 위해 부지를 확보해 두었는데 연차적으로 확장할 계획이기 때문에 당분간 활용해도 괜찮다고 했다.

현장을 갔더니 땅도 넓을 뿐 아니라, 공사를 감리하던 도화엔지니어링이 이제 막 철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동안 직원들이 머물든 가건물을 철거하려 했다. 나는 김 과장에게 현장사무소도 뜯지 말고 우리에게 달라고 했다.

농자재는 물론 일하는 사람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고, 특히, 우천 시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새로 짓기보다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지금의 성서포지는 그래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확보하고 건물도 공짜로 얻었다. 그 때가 2000년경인데 16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으며 점차 공사가 확장되면서 현재는 포지가 24,480m2(74,00평)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대구수목원이 자랑하는 가을 국화전시회 준비도 일부 이곳에서 하고 있다고 했다. 김 과장은 이외에도 달성 구지에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으로 소나무를 옮겨 심을 때 총 1억 3,000만원이 소요되는 헬기운임도 삼성을 설득해 무상으로 지원해 주는 등 녹지업무에 많은 협조를 해 주었다.

이 유휴(遊休)부지 활용은 예산절감 효과도 컸지만 당면한 문제를 현장 공무원이 누구의 지시가 없이도 스스로 해결했다는데 의의(意義)가 크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