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이야기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의 개(犬) 배변(排便)봉지함

이정웅 2016. 11. 13. 15:31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의 개(犬) 배변(排便)봉지함

16년 전 파리에 갔을 때 일이다. 사람들이 개와 함께 자유롭게 공원을 뛰노는 모습을 감명 깊게 보았다. 또 상젤리제 거리에서 개가 배변을 하면 어디에 숨어 있었던지 녹색복장을 한 오토바이를 탄 배변 전담청소부가 금시에 달려와서 치우고, 젊은 아가씨들이 개를 데리고 상점에 들어가 스스럼없이 쇼핑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와 다른 그들의 애견문화에 큰 충격을 받았다.

각박한 세상 동물과 인간인 서로 같은 존재로 인식하며 교감하는 듯하여 과연 선진국민답구나 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개를 데리고 공원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싫어했다. 혹시 물릴 수 있고, 배변으로 공원이 더러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원관리사무소나 시에 항의 전화를 많이 했었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많은 부분이 선진국을 닮아가듯 이런 문화도 언제가 닮아 가리라 생각하고 귀국하면 제도개선을 건의할 생각을 가졌다.

아니나 다를까 몇 년 후 도시공원법이 개정되면서 목줄을 맨 개에 한해서 공원 출입이 허용되었다. 한발 더 나아가 서울시에서는 개 놀이공원도 만들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핵가족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반려동물로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갔더니 개의 배변(排便)봉지를 준비해 누구나 사용하도록 해 놓았다. 비록 신명고등학교 학생동아리에서 기증한 것이라고 하나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그것을 받아들인 공원 측의 배려에 행정이 소비자인 시민이 요구하기 전보다 한발 앞서가는 것을 보는 현장이어서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