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여왕이자 세 분의 신라 여왕 중에서 가장 훌륭한 군주였던 선덕여왕이 얼마나 현명한가를 알 수 있는 일로 뒷날 일어날 일 세 가지를 미리 알아맞히는 지혜가 있었다. 그 중에서 한 가지가 당 태종이 보낸 붉은 빛, 자주 빛, 흰빛 세 가지 빛깔의 모란꽃 그림과 꽃씨 세 되에 관한 이야기이다.
당 태종이 보낸 그림을 본 선덕여왕은 한 마디로 ‘이 꽃은 필시 향기가 없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종자를 뜰에 심으라고 하여 꽃이 피고 지는 것을 기다려 보았더니 과연 그의 말과 같이 향기가 없었다고 한다. 신하들이 신기해하며 그림만 보고 어떻게 향기가 없음을 알았느냐고 물었더니 왕은 ‘꽃을 그리되 나비가 없음을 보고 알 수 잇었으며 이는 내가 배우자 없이 혼자 사는 것을 조롱하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 이외에도 겨울 영묘사 옥문지에 개구리 우는 소리를 듣고 백제군사가 서울가까이 몰래 숨어들어온 것을 알고 물리친 일이 있으며, 죽으면 사천왕천 위에 있는 도리천(忉利天)에 묻어줄 것을 요구하여 낭산 남쪽에 묻어주었더니 훗날 문무왕이 묘 아래 사천왕사를 세움으로 예언이 적중해 신하들이 여왕의 예지(叡智)에 감탄했다이야기가 전 한다. 그러나 선덕여왕의 이런 예지와 달리 오늘 날 시중에 유통되는 모란에는 향기(香氣)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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