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후(王后)를 탄생시킨 수양버들
눈이 하얗게 내린 초 겨울의 수양버들 (대구대학교)
고려 태조 왕건이 아직 궁예 밑에서 장군에 머물고 있을 때였다. 후백제의 견훤이 뭍에서는 잘 싸우는데 비해, 수전(水戰)에서 약하다는 점을 간파한 궁예가 당시 무역업을 주도하던 개성상인들을 중심으로 수군(水軍)을 조직하여 개성 출신이자 경쟁관계였던 왕건을 책임자로 임명하여 후백제를 공략한 끝에 마침내 나주(羅州) 일대에 교두보를 마련하였다.
어느 날 관할지역을 순찰하던 왕건이 목이 말라 마침 우물가에서 빨래를 하고 있던 처녀를 발견하고 물을 청했더니 그 처녀는 공손히 물을 떠 주면서 이외로 바가지에 수양버들 잎을 따서 띄워 주어 그 까닭이 궁금해 물었더니 ‘보아하니 몹시 갈증이 나는 것 같은데 급히 마시면 체할 것 같아 일부러 넣었다’고 대답한다.
아름다울뿐만 아니라, 기지(機智)까지 겸하고 있음을 안 왕건은 그날 밤 처녀와 동침을 한다. 그러나 그는 이미 정실(正室)이 있는 처지로 비록하루 밤 인연을 맺는다 하더라도 시골의 미천한 처녀에게 자녀를 낳게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매우 조심을 하였으나 처녀가 임신(姙娠)을 하여 아이를 낳으니 그가 고려 태조의 큰 아들이자 2대 왕이 된 혜종으로 어머니가 바로 나주 출신이자 바가지에 버들잎을 띄운 장화왕후 오씨(吳氏)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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