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 |
‘달구벌 얼 찾는 모임’ 이정웅(李貞雄·59)회장의 발걸음이 새해 들어 더욱 분주하다.
이회장은 25일 회원들과 함께 대구 팔공산 비로봉 제천단(祭天壇) 일대를 찾았다.
이들은 이날 방송 및 통신시설 설치로 산 정상 곳곳이 크게 훼손돼 있었으나 다행히 제천단은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회장은 “선조들이 신라시대 때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온 제천단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오래지 않아 크게 훼손될 것으로 판단됐다”며“콘크리트 등으로 만들어져 있는 제천단 주변 송신시설 구조물을 친환경적으로 바꾸어 나가는 작업을 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팔공산 비로봉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존하기 위해 이 곳에 설치된 뒤 사용하지 않고 있는 흉물스런 송신 철탑과 시설 보호를 위해 쳐놓은 철조망 등을 제거하고 일반인을 위해 등산로를 개설할 것 등을 당국에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모임은 지난해 9월 지역의 시민단체 회원들과 대구시 전·현직 공무원 등이 주축이 돼 결성됐다.
달구벌의 역사와 문화의 원류를 찾는 작업을 통해 조상들의 올바른 정신과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시민들에게 전파하자는 게 모임의 취지.
대구시 녹지과장을 지내다 지난해 정년퇴임한 이회장은 공직생활 중 틈틈이 대구의 역사와 문화, 지리 등을 연구해 현재 향토사학자로 활동 중이다.
그는 지난해 9월 모임을 만든 뒤 대구 제일여중 운동장에 방치돼 온 ‘옛 연구산 돌거북’ 바로잡기 사업을 마무리 해 주목을 받았다.
또 12일부터 6일간 시내 초등학생 190명을 대상으로 ‘대구 다시보기’를 주제로 문화탐방 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초등학생, 학부모들과 함께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박물관, 공원, 약령시 전시관 등을 돌며 문화 유산의 내력 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팔공산 비로봉 원형 되찾기는 물론 고려 태조 왕건의 ‘공산전투’ 현장을 답사하고 호암미술관에 보관돼 있는 부인사 초조대장경 반환과 고인돌 공원조성 사업 등을 회원들과 함께 추진할 예정이어서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웃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