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가지 화합원칙, 派黨 일삼는 국회부터 실천을

[수암칼럼] 국회의원을 위한 六和敬 민족평화 위한 6가지 화합원칙, 派黨 일삼는 국회부터 실천을

2월도 열흘가량 지나가면서 전기톱과 해머에 밀리고 덮여버린 산적한 案件(안건) 처리를 앞둔 국회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종교계 지도자들을 제 발로 찾아가 싸우지 말라는 충고를 귀 따갑게 듣고, 설날엔 더 이상 민생 법안을 政爭(정쟁)의 제물로 삼지 말라는 민심의 다짐을 받았지만 정치권의 봄은 또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의 전투적 분위기다. 거리투쟁은 다시 시작되고 국회 상임위는 ‘형님’ 소리 한마디에 속 좁게 판이 깨진다. 아무리 고운 눈길로 쳐다보려 해도 역시 전기톱과 공중부양이나 어울릴 똑같은 ‘도토리’들을 보노라니 宋(송) 나라 高僧(고승) 睦庵善鄕(목암선향)이 말씀했다는 六和敬(육화경)이 떠오른다. 6가지 화합의 비결이다. 그 첫째는 身和同住(신화동주), 한지붕 밑에 한솥밥 먹으며 살 맞대고 살면 화합의 길이 쉬 열린다는 뜻이다. 부부나 가족이 그런 예일 것이다. 하나 도무지 한국 국회의원族(족)은 같은 의사당 지붕 아래 한솥밥(세비) 얻어먹으며 지나는데도 개원 수십 년째 同住만 하고 身和는 못한다. 둘째 口和無諍(구화무쟁), 좋은 말로 입을 화합하면 다툼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여야 모두 독한 말, 꼬는 말, 상대 속 뒤집는 말만 연구 개발, 선동하는 전문가 대변인을 뽑아 입씨름시키는 게 일과다. 입 싸움 전문꾼까지 두고 싸우는데 ‘구화무쟁’이 될 수가 없다. 셋째 意和同事(의화동사), 함께 도모해야 할 일에는 뜻을 합쳐야 한다는 뜻이다. 상대가 밭 매러 가자면 산에 나무 하러 가자 하고 나무 하러 가자면 밭 매자는 식으로 다투면 화합이 될 수가 없음을 말한다. 한미 FTA나 미디어법 같은 쟁점도 국제무역관계와 글로벌 미디어 시장을 놓고 볼 때 국익을 위해 함께 도모해야 할 일이라 판단되면 同事로 생각하고 한뜻으로 가야 하는 것이다. 넷째는 戒和同修(계화동수), 계율이나 법질서는 서로서로 지키고 따라야 화합이 된다는 뜻이다. 정치바닥에서의 戒란 정의와 준법, 도의와 양심을 이름이다. 폭력, 전기톱, 공중부양은 戒를 同修하지 않음이요, 용산 발화사태 역시 戒를 함께 지키지 않은 데서 빚어진 불행이며 법을 가볍게 여기다 생겨난 사회적 不和(불화)다. 악법을 만들어 놓고 숫자의 힘으로 따르라 한다면 그 또한 戒를 어김이다. 그러나 미디어 법이 악법인지, 왜곡방송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인 쪽의 밥그릇 지키기가 악의 축인지는 떼 시위가 아닌 법익으로 가려야 하고 가려진 뒤엔 엄격하게 同修로 가야 옳다. 다섯째 見和同解(견화동해), 見이란 보는 견해나 사상을 말함이다. 내 생각, 내가 보는 견해만 옳고 남의 견해는 틀린다고 고집하면 見和가 못 된다. 똑같은 법안을 놓고 한쪽은 악법, 반대쪽은 국민경제를 위한 법이라 다투고, 똑같은 사건을 두고 과잉진압 대 과격폭력 방화사건으로 정치적 견해를 가르니 화합이 깨진다. 생각의 다양성은 존중돼야 옳지만 개인의 속 양심으로는 상대가 더 옳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좌파 조직이나 黨(당) 눈치에 떠밀려 주먹을 따라 흔드는 빗나간 同解는 불화다. 여섯째 利和同均(이화동균), 서로의 이익을 균등하게 해야 화합이 된다는 뜻이다. 동업해 놓고 이익은 남보다 더 많이 취하게 되면 화합이 깨지듯 권력과 정권의 기득권을 불균등하게 독점하면 화합은 없다. 親朴(친박), 親李(친이)의 비생산적이고 비애국적인 다툼도 정권을 얻은 뒤의 나눔에서 同均이 깨져 생겨난 불화다. 나눌 것은 나누고 양보할 만한 건 양보하는 同均이 있을 때 진정한 소통과 화합이 얻어진다. 친박 하고도 同均을 못 하니 야당과의 利和가 흔들림은 당연하다. 六和의 정신은 의회만을 위한 가르침이 아니다. 같은 땅 한반도에서 같은 공기로 숨 쉬고 살면서(同住) 세계 최고의 아름다운 한글로 말하고(口和), 경제 자립, 자주국방이란 국가적 과제(同事)를 함께 일구며 가정과 나라의 민주적 질서를 존중하는(同修) 7천만 모두가 평화통일이 살길임을 同解한다면 가진 것 또한 利和同均 못할 것 없다. 그런 범민족적 대화합을 위해 남한 국회부터 六和敬을 실천해 보라. 金廷吉 명예주필 Copyrights ⓒ 1995-, 매일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2009년 02월 09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