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신 미녀 스포츠 아나운서 김민아 "스포츠로 밥먹고 사는데…종목 불문 웬만한 정보·지식은 다 알죠" | ||||||||||
귀엽고 예쁘고 젊고 파릇파릇한 여성 아나운서 시대가 활짝 열렸다. 지상파의 케이블 스포츠 채널 안방마님들이 스포츠, 특히 프로야구 보는 재미를 한층 배가시키고 있다. 이들이 있어 스포츠가 더 활력적이고 상큼하게 다가오는 건 스포츠에 대한 전문지식과 방송 센스, 미모까지 두루 갖춰 눈과 귀를 동시에 즐겁게 해 주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이들 덕분에 스포츠인들도 더 즐거워졌다. 목소리 굵은 남성보다 상큼한 여성의 센스 있는 질문이 인터뷰에 응하는 자세를 더 적극적으로 변하게 하기 때문. 이들은 2009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국민스타로 떠오른 야구선수들과도 사석에서 청춘남녀처럼 편하게 대화를 나눌 만큼 가까워졌다. 스포츠 아나운서의 여성시대를 활짝 여는데 주역이 된 대구 출신의 김민아(27) 아나운서를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MBC ESPN에서 만났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쿨했다. 대구에서 올라왔다고 점심으로 스시정식까지 쏘았다(돈을 냈다는 뜻). 그녀에게 좀 더 다가가보자. ◆어? 김연아처럼 피겨스케이트 선수 그냥 TV로 봐선 김민아 아나운서가 운동선수 출신이라고 짐작하기는 쉽지 않다. 깔끔한 진행에다 약간의 섹시함(?)까지 갖추고 있는 지성 미인으로 보여지기 때문. 하지만 피겨스케이트를 무려 10년이나 한 제대로 된 선수다. 농담삼아 물어보니 지금도 스파이럴 시퀀스(한 다리를 뒤로 들고 빙판 위를 아름답게 수놓는 것)나 스핀(회전)이 가능하냐고 물어보니 “그래도 10년 탔는데 자세는 나오겠죠”라고 간접화법으로 답했다. “여덟 살 때부터 열일곱 살 때까지 10년간 피겨를 했습니다. 오빠는 스피드스케이팅을 했고요. 교육열이 높은 대구 수성구에 살았지만 부모님이 공부 외에도 다른 것을 배울 기회를 많이 주셨습니다. 그래서 오빠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공부뿐 아니라 다른 특기도 많은 편이에요. 피겨는 최선을 다했지만 체중 조절이 힘들고 아킬레스건에도 이상이 있어 고교에 진학하면서 깨끗하게 포기했습니다. 그때 초등학생이던 김연아 선수는 이미 또래 수준을 넘어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아나운서가 된 후엔 김연아 선수의 피겨 갈라쇼 MC를 맡아 멋지게 진행한 적이 있다. 그는 한국 피겨의 전망에 대해 “골프에서 박세리 이후에 박세리 키즈가 나온 것처럼 김연아 선수가 세계 최고로 우뚝 섰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김연아 키즈들이 나와 또 다른 피겨의 역사를 쓸 것”이라고 밝게 내다봤다. ◆야구뿐 아니라 축구, 씨름 등 종목 불문 3수 끝에 연세대 불어불문학과 04학번으로 입학한 김 아나운서는 전공이 불문(佛文)인 것처럼 스포츠 종목도 불문(不問)이다. 현재는 MBC ESPN의 간판 야구 프로그램인 ‘베이스볼 투나잇 야(野)’를 진행하고 있지만 3년 전 공채로 입사한 이후 전국을 돌아다니며 씨름대회 리포팅을 하기도 했으며, 축구 프로그램인 ‘유럽축구 GOALS’도 진행했다. 씨름 리포팅을 할 때는 경북 문경, 영덕뿐 아니라 강원도 횡성, 영월 등 전국을 다니며 때론 힘들어 남몰래 눈물도 흘렸지만 씩씩하게 잘 해냈다. 횡성군에서 소주 한 잔 기울이며 흘렸던 눈물은 아직도 생생하다고 한다. ‘유럽축구 GOALS’를 진행할 때는 축구의 다양한 규칙과 용어는 물론 유럽 각 리그들의 팀명, 선수 이름 등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연구도 많이 했다. 이젠 웬만한 축구 마니아들을 압도할 정도의 정보와 지식을 갖고 있다. 기자와 맞대결로 스포츠 상식 100문제를 풀면 이길 자신이 있느냐고 돌발적인 질문을 던지자 “아무래도 스포츠로 밥을 먹고살다 보니 제가 조금…”이라고 재치있게 답했다. 방송에서도 팔방미인이다. 김 아나운서는 스포츠 아나운서이지만 중계 캐스터, 스포츠 프로그램 진행, 현장 리포팅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다. 어떤 일이든 임무만 부여되면 뛰어든다. ‘베이스볼 투나잇 야(野)’ 담당 임영환 PD는 “김 아나운서는 이 프로그램의 꽃인데 항상 주변을 돌아보며 다른 이들을 걱정해주는 스타일”이라고 칭찬했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와 절친 “대구사람 좋아요.” 대구 효성초교와 정화여중·고를 졸업한 김 아나운서는 고향인 대구가 좋다. 대구가 연고지인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과도 아주 친하다.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박석민 선수가 미혼인 김 아나운서에게 좋은 사람을 소개시켜 주겠다고 해 귀를 기울였는데 “양준혁 형님이 정말 좋은 분”이라고 한 것. 김 아나운서는 “좋은 분이죠. 그런데 나이 차가 너무 나서…”라고 한발 뺐다고 한다. 같은 연세대 동문인 신명철 선수와도 서로 배려해주는 사이. 신 선수가 김 아나운서를 대학 동문으로 친근하게 대해 준다. 삼성의 간판선수인 양준혁·진갑용을 비롯해 배영수·권혁·김상수·박석민 등 많은 선수들과도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친하다. 오키나와 전지훈련도 취재를 갔는데 즐거운 기억이 많았다고 했다. 뜬끔없이 이런 이야기도 들려줬다. 고3 때 의자에 깔고 앉던 방석이 없어져 한참을 찾은 적이 있는데, 얼마 전에 ‘여학생 방석을 깔고 앉으면 대학에 합격한다’는 속설을 믿은 한 남학생의 짓이었다는 걸 알았다는 얘기였다. 그 사실은 최근 김 아나운서의 친구가 대구의 한 클럽에서 만난 남자에게서 확인했다. 친구가 정화여고 출신이라고 했더니 그 남자가 “그땐 모르고 훔쳤는데 지금 와서 보니 그 방석의 주인이 TV 아나운서가 돼 있더라”고 털어놓은 것. 김 아나운서는 “대구는 참 좁죠. 서로 알면서도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무래도 상책이 아닐까요?”라고 했다. 김 아나운서는 인터뷰 도중 대구에 대한 애착을 많이 보여줬고, 서울 생활을 하면서도 대구 사람을 만나면 말은 하지 않아도 정겹고 속내가 보여서 좋다고 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프리랜서 장기훈 zkhani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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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07월 03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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