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이야기

청마 유치환과 울릉도

이정웅 2011. 2. 6. 17:02

 

독도전망대

통구미 일몰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지역을 상징하는 노래나 문학작품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나게 하는 노력이 경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는 지역의 브랜드가치를 높여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거나 지역 상품을 홍보하여 매출을 늘리려는 의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1948년 9월 세상에 빛을 보게 된 청마(靑馬) 유치환(柳致環, 1908~1967)의 대표작 ‘울릉도’는 동해의 한 점 섬 울릉도를 홍보하는데 더 없이 큰 역할을 한 문학작품이다. 이 작품이 발표된 시대는 좌, 우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때였다.

 

 

동쪽 먼 심해선 밖의 /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금수(錦繡)로 구비쳐 내리던 / 장백의 멧부리 방울 뛰어

애달픈 국내의 막내 /너의 호젓한 모습이 되었으리니

창망(滄茫)한 물굽이에 / 금시에 지워질 듯 근심스리 떠 있기에

동해 쪽빛 바람에 / 항시 사념의 머리 곱게 씻기우고

지나 새나 뭍으로 뭍으로만 / 향하는 그리운 마음에

쉴 새없이 출렁이는 풍랑따라 / 밀리어 밀리어 오는 듯도 하건만

멀리 조국의 사직의 / 어지러운 소식이 들려 올 적마다

어린 마음의 미칠 수 없음이 / 아아 이렇게도 간절함이여

동쪽 먼 심해선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갈이거나.

 

 

                                                           청마 유치환 상과 시비

 

 

최근 한 여론 조사에서도 가보고 싶은 섬 1위가 울릉도였다고 하는데 청마의 이 시도 영향을 끼치지 아니하였을까 한다.

시인은 울릉도가 동해의 심해선 밖 한 점 섬에 불과하고 거센 풍랑에 금 새 지워질 것 같지만 그래도 나라사랑하는 마음은 불타올라 조국에 어지러운 소식이 들려 올 적마다 오히려 미칠 수 없음이 안타깝다고 했다.

비록 본토의 알뜰한 보살핌을 받지 아니하였지만 거센 파도와 싸우며 끝까지 울릉도를 지켜낸 울릉도 사람들의 애국심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그의 노래비만 약수 공원에 외롭게 서 있을 뿐 그가 언제 울릉도를 다녀갔고 어느 어느 술집을 전전하다가 어느 여관에서 이 작품을 구상했는지 흔적조차 찾지 못함이다.

 

                                                                     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