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이야기

대구 시민의 날 변경과 정체성 찾기

이정웅 2019. 10. 2. 14:00


사진, 경상감영의 정청(政廳) 선화당 즉 감사가 집무를 보던 곳

대구시가 현재의 대구시민의 날 10월 8일을 국채보상취지서를 발표한 2월 21일로 바꾸려고 한다. 일응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날씨가 추워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대구발전의 획기적인 게기가 된 경상감영이 옮겨온 날을 찾아 지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시민의 날 변경과 대구 정체성 찾기

 

    대구시가 1982년에 제정한 108대구시민의 날을 국채보상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국채보상취지서를 발표한 1907년의 221일로 바꾸겠다고 한다. 즉 현행 시민의 날은 직할시로 승격한 198171일에서 단지 100일을 더해 지정한 것으로 대구 정체성과 크게 연관성을 찾을 수 없는 데 비해 221일은 어느 도시의 시민들도 일본의 경제적 침략을 간과하고 있을 때 서상돈 등이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한 데 그치지 아니하고 실행했으며 이것이 서울을 비롯해 전국으로 확산되어 대구의 위상을 크게 높였으며 더 나아가 1960228일 독재정권에 항거했던 대구 학생들의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2, 28일 민주운동국가기념일까지 진행되는 대구시민주간가 맞물려 가장 대구다운 특징을 가진 행사라는 취지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시민의 날은 전 시민이 참가하여 즐기면서 대구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느끼도록 하여야 하는데 한겨울 추운 날씨가 시민의 참여를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 우려된다. 따라서 시민주간은 그대로 두되 조선 전기 경주, 안동, 상주에 있던 경상감영을 대구로 이전해 옴으로 대구가 영남의 수읍(首邑)으로 지위가 높아졌음은 물론 우리나라 3대 도시로서 위상을 확보한 경상감영을 이전해 온 날을 시민의 날로 정할 것을 제안한다. <조선왕조실록>에는 1601(선조 34) 2월에서 5월이라고 할 뿐 정확한 날짜가 없어 아쉽다. 하지만 양력으로 환산하면 야외 활동이 알맞은 3월에서 6월이 된다. 전문가의 자문을 받고 여러 가지 사료들을 살펴보면 특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차제에 대구시의 상징물인 시목(市木) 전나무, 시화(市花) 목련(=백목련)도 다시 검토되었으면 한다. 어느 식물이 특정 지역의 상징물이 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지역과 연관성 즉 향토성이 있어야 하고, 둘째, 보기에 아름다워야 하며 셋째 옮겨 심으면 활착이 잘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전나무는 줄기가 곧고, 늘 푸른 장점이 있으나 한대식물(寒帶植物로 소위 대프리카라고 하여 섭씨 30도 이상 고온 일수가 전국의 어느 도시보다 많은 대구에서는 생육에 장애가 있고, 백목련은 꽃이 크고, 화려한 데 비해 원산지가 중국이라 향토성이 떨어지고, 개화기인 3월 하순 꽃샘추위에는 피지도 못하고 동해(凍害)를 입는 경우가 많다.

이런 데 비해 목본류로는 도동의 측백나무는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1호이고 이팝나무는 앞산이 자생지이며 모감주나무는 화원동산에 대단위 군락지가 있으며 초본류로 솔나리는 비슬산에 자생하는 희귀종이며, 세뿔투구꽃, 대구으아리는 우리나라 400여 종 초본식물 중에서 대구에서 발견되어 명명(命名)된 풀이라는 특징이 있다. 학자들이 대구를 대표하는 2~3종의 깃대종을 선발하여 각기 장단점을 비교하는 표를 만들어 시민들이 선택하도록 하는 방안도 방법일 수 있다. 덜렁 시민의 날 개정만 할 것이 아니라 대구의 상징물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