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김새는 메타세콰이어나 낙우송과 비슷하지만 잎이 늘 푸른 캘리포니아가 원산지인 레드우드
레드 우드의 겨울 잎
수피가 붉아 부쳐진 이름 레드우드
원추형으로 자라는 수관
최근 개장한 달성군 가창면 소재 "대구숲" 종전에는 허브 힐즈로 불렀다.
“대구숲”에서 만난 공존과 배려의 나무 레드우드(Red Wood)
“나무를 찾아서 나를 찾아서”라는 동아리가 있다. 회원은 모두 70여 명으로 주로 은퇴한 교직자, 공무원, 기업인, 회사원 등이다. 모임의 이름이 시사하듯 전국의 아름다운 숲이나 나무를 찾아다니며 특징이나 얽힌 이야기를 들으며 교양을 쌓는다. 즉 나무나 숲을 통해 그동안 현업에 몰두하며 잊고 살았던 또 다른 세계를 접하며 굳어지고 무뎌졌던 정서를 정화하고자 함이다.
특별한 규약이 있는 것도 아닌데 참여율이 높다. 정원 45명으로 버스 한 대를 운영하다 보니 희망하는 회원을 다 수용할 수 없다. 매달 정해진 시간에 카페에 올리면 금세 마감되어 늦게 신청한 사람은 대기자로 남았다가 결원이 생기면 그때 참가 할 수 있다.
국립수목원, 아침고요수목원 등은 물론 담양의 소쇄원이나, 영양의 서석지 아산의 맹씨행단 등 안가본데가 없을 정도다. 그러나 “세상은 넓고 볼 곳은 많다.”라는 마음으로 답사지를 발굴하고 있다.
2019년도 11월까지 매달 1회 전국을 누볐지만 12월은 정기 총회가 있어 가까운 달성군의 군(郡) 홍보용 참꽃투어를 이용했다. 일정 중 가창의 “대구숲(전, 허브 힐즈)”이 있었다.
그런데 입장료 때문에 취소했다고 한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대구에 단 한 그루뿐인 레드우드를 보려고 벼려왔는데 난감했다. 시(대구)에서 나온 문화관광 우순자 해설사에게 담당과에 부탁해 보라고 하였더니 마침내 입장이 성사되었다. 이곳 대구숲은 대구에서는 드물게 메타쉐콰이어 숲이 유명한 곳이고 전에도 몇 번 가본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근래에는 못 갔고 또 그전에는 레드우드가 있는지도 몰랐다.
입구에서 얼마 들어가지 않은 곳 비탈면에 있으며 목재 데크를 설치하여 관찰을 용이(容易)하게 하고 뿌리도 보호되게 해 놓아 대구숲이 정성스럽게 관리 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내판에는 “레드우드”라는 이름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미국삼나무라는 부제를 달았다. 원추형으로 메타쉐콰이어를 닮고 같은 낙우송과이나 껍질의 색깔이 붉고, 무늬가 나선형인 것이 적갈색이고 세로로 갈라진 메타쉐콰이어와 다르고 낙엽수인 메타쉐콰이어와 달리 상록수인 점이 구별되었다.
『다음백과』에서는 중국이 원산지인 메타쉐콰이어와 달리 “미국 캘리포니아가 원산지로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로 알려져 있으며 오리건 남서부에서 캘리포니아 중부에 이르는 바닷가의 안개가 짙은 해발 1,000m 지역에서 자란다. 키가 90m 이상으로 현존하는 나무 중 가장 크다. 껍질은 곤충·곰팡이·불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며 가구, 지붕 널, 울타리 기둥, 판넬, 목공품, 일반 건축재 등에 쓰인다.
공룡시대부터 북반구를 지배한 나무다. 가장 성장이 빠른 생명체이며 매년 1.8m씩 자란다.”라고 했다. 또 다른 사실은 112m 이상의 거대한 몸체를 지탱하는 뿌리의 깊이가 겨우 3m 정도라 한다. 그런데도 강풍에 쓰러지지 않는 것은 서로 서로가 뿌리를 얽어서 마치 형제들이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또 다른 놀라운 점은 어린나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모수(母樹)가 배려해 준다는 사실이다. 즉 잎이 무성하여 햇볕을 가리게 되면 스스로 가지를 꺾어 광합성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넓혀 주어 부모가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듯 한다고 한다.
이러한 공존의 숲은 제주도 곶자왈의 숲에서도 발견된다. 곶자왈은 말 그대로 나무를 의미하는 “곶”과 풍화된 화산석 즉 자갈을 뜻하는 ‘자왈’의 합성어로 농지나 목장으로도 이용할 수 없는 거친 땅을 말한다. 그러나 이곳의 크고 작은 구덩이와 땅속을 흐르는 지하수는 보온·보습 효과를 일으켜 열대식물의 북방한계선이자 한대식물의 남방한계선의 독특한 숲을 형성한다.
또한 한라산과 해안지대를 연결하여 제주 전체 생태계의 고리 역할을 한다. 따라서 서식하는 이끼류, 양치류, 초지성 식물, 야생화, 침엽수, 활엽수는 물론 구덩이의 가치까지 다시 인식되면서 생태 학습장으로 각광(脚光)을 받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찾는다.
이 곶에 자생하는 큰 나무들이 바람 많은 제주에서 넘어지지 않는 이유는 앞서 레드우드가 같은 나무 끼리 형제애와 자식 사랑의 지혜로 자라는 데 비해 곶자왈의 큰 나무들은 서로 다른 이종(異種)의 나무들이 뿌리를 지그재그로 엮어 마치 이웃들이 힘을 합해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듯 협동하고 있다.
우리가 “나무를 찾아서 나를 찾아서”라는 이름을 걸고 숲을 찾는 이유는 공존, 공생, 배려하는 나무의 지혜를 통해 나를 정화(淨化)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곶자왈이나 레드우드는 이런 점이 어느 숲이나 나무보다 두드러진 곳이자 나무이다.
'나무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석문 정영방의 아내 류씨 부인이 가져온 서석지 은행나무 (0) | 2020.01.10 |
---|---|
심훈의 소설 상록수는 향나무다 (0) | 2019.12.21 |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 소나무와 잣나무 (0) | 2019.12.11 |
세조와 정이품송 (0) | 2019.12.07 |
척화파의 영수 김상헌 선생과 풍산 서미리 강린당 회화나무 (0) | 2019.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