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서… 높이 4m·폭 6m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무궁화 나무가 강원도 강릉에서 발견됐다.국립산림과학원 박형순 박사는 "강릉시 사천면 방동리 강릉 박씨 제당 앞마당에 있는 무궁화 나무가 최고 110년 정도 된 것으로 보여 가장 오래된 무궁화로 추정된다"고 23일 밝혔다.
이 무궁화 나무는 높이 4m, 폭 6m로 밑동 직경이 0.5m, 둘레는 1.5m에 달한다. 토종 무궁화로, 지금은 붉은색 꽃이 만개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밑동에서 지상 50㎝ 정도 높이부터 줄기가 3갈래로 나뉘어 넓게 가지를 펼치고 있다.
- ▲ 강릉에서 발견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무궁화 나무. 이 나무의 수령은 평균 수명(20~40년)을 훌쩍 넘어선 90~110년으로 추정된다./홍서표 기자 hsp@chosun.com
강릉 박씨 종부 조길자(79)씨는 "16살에 시집왔을 때부터 이 무궁화 나무가 있었다"며 "지금만큼은 아니어도 그때도 나무가 꽤 컸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박형순 박사는 "이렇게 크고 꽃이 만개한 무궁화 나무는 처음 보는 것으로, 무궁화가 매일 꽃이 피고 지기 때문에 많은 거름이 필요하다"며 "유전적 측면에서 연구자료로 활용하고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릉시는 무궁화 나무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강원도에 보호수 지정을 신청했다. 보호수로 지정되면 앞으로 국·도비 지원을 받아 환경개선과 관리비용을 충당하는 등 강릉시가 관리를 맡게 된다.
국내 무궁화 나무는 일제강점기 민족정기 말살정책으로 대부분이 훼손돼 오래된 나무를 찾아보기 어렵다. 60년 정도 된 보호수는 강릉시 연곡면 유동리에 있는 한 그루 등 전국에 세 그루 정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