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국내 최고령 무궁화

이정웅 2009. 7. 24. 21:48

110년 된 최고령 무궁화 나무 발견

강릉서… 높이 4m·폭 6m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무궁화 나무가 강원도 강릉에서 발견됐다.

국립산림과학원 박형순 박사는 "강릉시 사천면 방동리 강릉 박씨 제당 앞마당에 있는 무궁화 나무가 최고 110년 정도 된 것으로 보여 가장 오래된 무궁화로 추정된다"고 23일 밝혔다.

이 무궁화 나무는 높이 4m, 폭 6m로 밑동 직경이 0.5m, 둘레는 1.5m에 달한다. 토종 무궁화로, 지금은 붉은색 꽃이 만개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밑동에서 지상 50㎝ 정도 높이부터 줄기가 3갈래로 나뉘어 넓게 가지를 펼치고 있다.

강릉에서 발견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무궁화 나무. 이 나무의 수령은 평균 수명(20~40년)을 훌쩍 넘어선 90~110년으로 추정된다./홍서표 기자 hsp@chosun.com
국립산림과학원 조사 결과 이 무궁화 나무 수령은 90~110년으로 추정됐다. 통상 무궁화 나무는 수명이 20~40년 정도로, 그 이상이 되면 고사한다. 이 무궁화가 장수한 것은 제때 약을 치고 거름도 많이 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강릉 박씨 종부 조길자(79)씨는 "16살에 시집왔을 때부터 이 무궁화 나무가 있었다"며 "지금만큼은 아니어도 그때도 나무가 꽤 컸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박형순 박사는 "이렇게 크고 꽃이 만개한 무궁화 나무는 처음 보는 것으로, 무궁화가 매일 꽃이 피고 지기 때문에 많은 거름이 필요하다"며 "유전적 측면에서 연구자료로 활용하고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릉시는 무궁화 나무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강원도에 보호수 지정을 신청했다. 보호수로 지정되면 앞으로 국·도비 지원을 받아 환경개선과 관리비용을 충당하는 등 강릉시가 관리를 맡게 된다.

국내 무궁화 나무는 일제강점기 민족정기 말살정책으로 대부분이 훼손돼 오래된 나무를 찾아보기 어렵다. 60년 정도 된 보호수는 강릉시 연곡면 유동리에 있는 한 그루 등 전국에 세 그루 정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