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수목원을 계획하면서 야생화원이나 약용식물원을 주제로 하되 습지(濕地)도 크게 만들고 싶었다.
습지는 육상에서 자라는 식물 이외 수생식물은 물론 파충류, 양서류, 수서곤충,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생물의 종 다양성이 풍부해 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반이 쓰레기더미이기 때문에 쓰레기가 썩으면서 조금씩 땅이 꺼지는 이른 바 침하(沈下)현상이 일어날 우려가 있어 최소한에 그쳐야했다.
맨 남쪽 끝 부분 현재 정자가 있는 쪽 산과 연접해 있는 곳은 수목원과 단차가 커서 움푹 꺼져 있는 곳이다. 그 곳을 습지로 만들 생각이었으나 그 때에는 조성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훗날로 미루었다.
수목원 초입 습지는 그래서 최소한 작게 조성했으며 바닥을 고무로 만들어 땅이 꺼지면 저절로 늘어나도록 했다.
그 후 후임자들이 습지를 만들기보다 실개천 등 수경(水景)시설과 정자 등 놀이나 휴식 개념의 시설을 확충했고 그나마 수량이 부족하여 그 실개천이 현재 말라 있는 것을 보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조성 당시 수목에 물을 주기 위해 지하수를 3곳을 개발했고 그래도 부족할 경우에는 이미 농업용수 기능이 상실된 도원지 못물을 끌어 오려고 했다.
한실마을까지 도수로(導水路)가 있는 만큼 거기로 끌어오면 큰 비용이 들지 않고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니면 산 넘어 인흥마을 앞을 흐르는 천내천의 물을 양수해서 활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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