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서원의 원호(院號)는 소수서원(紹修書院)이나 도동서원(道東書院) 등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 지역명을 따랐다. 도산서원의 도산(陶山), 옥산서원의 옥산(玉山), 남계서원의 남계(南溪)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강(寒岡) 정구(鄭逑)를 배향한 회연서원 역시 후자의 예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속에는 한강이 유학의 계승자임을 천명하는 깊은 의미가 숨어 있다. 회연은 대가천 물이 돌아 들어와 소(沼)를 이루는 지형적인 특징으로 보아 “돌 회(回), 못 연(淵)”의 회연(回淵)이 일반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이름이다. 그럼에도 이곳에 초당을 짓고 백매원(百梅園)을 조성하고 더 해서 전나무를 심어 “전나무 회(檜), 못 연(淵)” “회연(檜淵)”으로 정한 데서 알 수 있다..